특집 기사

인도 태평양의 실종 여성

인신매매 및 학대와 연계된 중국의 성별 격차

포럼 스태프 | 사진: AFP/GETTY IMAGES

대를 잇기 위해 신부를 절실히 구하는 남성들이 극단적인 조치를 취하면서, 세계 최대 국가의 심각한 성별 격차가 인도 태평양 전역의 안보 우려를 더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많은 남성들이 평생 한 번도 결혼하지 않을 것이며 일부는 아내를 찾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기울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남녀 간의 격차는 여성과 소녀의 인신매매부터 급여 불평등 및 성범죄까지 다양한 사회 범죄 문제의 원인이 되고 있다. 인구 14억 명의 중국에는 남성이 여성보다 3400만 명 더 많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1979년부터 2015년까지 추진한 악명 높은 한 자녀 정책 등 국가의 인구 통제와 남아 선호 문화의 결과로, 국내 및 이웃국가에서 여성 및 소녀의 인신매매가 늘어났다고 말한다.

비영리 휴먼라이츠워치는 2019년 3월 보고서에서 버마에서 중국으로 팔려가는 여성들을 중심으로 이 문제를 집중 조명했다. 중국과 국경을 접하고 있는 버마의 카친주와 북부 샨주에서는 오랜 분쟁으로10만 명의 난민이 발생했다. 인신매매업자들은 이러한 혼란한 분위기를 틈타 취약한 여성과 소녀들에게 일자리와 중국까지의 교통 수단을 제안한다.

휴먼라이츠워치는 “업자들은 아들의 신부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중국 가족에게 미화 3000 ~ 1만 3000달러를 받고 여성을 판매한다”며 “일단 여성과 소녀를 사오면 빨리 임신시켜 아이를 낳을 수 있도록 일반적으로 방에 가두어 강간을 반복한다”고 보고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일부 피해자는 출산 후 도망치지만 아이를 두고 떠날 수 밖에 없다고 한다.

휴먼라이츠워치는 캄보디아부터 북한, 베트남, 중국까지 유사한 인신매매 패턴이 있다고 폭로했다. 유엔은 2026년까지 중국 내 15~29세 연령대의 성비가 남성 3명당 여성 1명이 될 것이라고 보고했다.

먹잇감이 되는 전쟁 피해 지역

휴먼라이츠워치는 《아이를 낳으면 놓아주겠다》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버마의 절망적인 풍경을 그려냈다. 버마 정부군과 카친 독립기구 사이의 싸움은 1948년 버마의 독립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2011년, 17년 간의 휴전이 끝나자 적대감이 높아졌고, 10만 명의 카친족과 기타 소수 민족이 난민이 됐다.

중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베트남의 산악지대에 사는 라우 티 마이 (Lau Thi My)는 일자리를 약속한 인신매매업자에게 속았다.

이 혼란으로 많은 사람들이 생존에 어려움을 겪게 됐고, 버마가 카친 독립기구가 통제하는 지역에 대한 인도주의적 지원을 차단하기로 결정하면서 고난은 가중됐다. 중국에 팔려간 여성과 소녀의 수를 파악하는 것은 어렵지만 버마 인권위원회는 이민 데이터를 바탕으로 2017년에 226명의 여성이 중국으로 팔려갔다고 발표했다. 버마 사회복지부는 매년 중국에서 귀국한 여성 인신매매 피해자 100 ~ 200명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휴먼라이츠워치의 보고에 따르면, 보고되지 않은 사례가 많고, 피해 여성 및 소녀를 끝까지 찾지 못하는 예도 많은 데다, 탈출에 성공한 많은 피해자들이 함구하기 때문에 이 수치는 일부에 불과하다고 보고했다.

지역 내 취약국

여성이 위험한 위치에 처한 나라는 버마만이 아니다. 캄보디아, 북한, 파키스탄, 베트남도 여성과 소녀들이 중국으로 사라지고 있다고 보고했다. AP 통신의 2019년 12월 보도에 따르면. 파키스탄에서는 2018년부터629명의 소녀가 중국 남성에게 아내로 팔려갔다.

2020년 5월, 캄보디아 내무부는 중국에 신부로 팔려간111명의 캄보디아 여성이 2019년 본국으로 귀국했다고 밝혔다. 여성들은 종종 속아서 꼬임에 넘어간다. 휴먼라이츠워치에 따르면 여성들은 처음에는 고소득 직업을 약속받지만 결국 강제로 결혼하게 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또 다른 취약 지역은 베트남과 중국 사이의 긴 산악 국경 지대다. 채널뉴스아시아의 2019년 8월 보도에 따르면, 지형 덕분에 업자들은 마을에서 베트남 소녀를 쉽게 납치하여 국경을 넘어갈 수 있다. 하노이 소재 자선 단체 블루 드래곤 어린이 재단의 설립자 마이클 브로소스키(Michael Brosowski)는 채널뉴스아시와의 인터뷰에서 “인신매매에는 많은 돈이 걸려있다. 소녀를 팔면 수만 달러를 벌 수 있다”고 말했다.
베트남 공안부에 따르면 2012년부터 2017년까지 여성과 소녀를 중심으로 3000여 명의 베트남 국민이 인신매매됐다. 채널뉴스아시아는 보고되지 않은 사례가 더 많이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베트남 박하 지역 출신의 한 소녀는 채널뉴스아시아와의 인터뷰에서 속임수에 넘어가 중국의 인신매매 조직에 팔렸다고 말했다. 소녀는 “나도 모르는 지역에 도착하여 한자를 볼 때까지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몰랐다. 그때서야 내가 인신매매당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무서웠다”고 말했다.

파키스탄 소녀들에게 중국에서 매춘을 강요한 혐의로 재판을 받기 위해 2019년 5월 파키스탄 법정에 도착한 중국인들이 수갑이 채워진 채 얼굴을 가리고 있다.

중국 사회는 아내가 없는 남성에 낙인을 찍어왔다. 하지만 이러한 사실이 부분적으로 촉진한 이 끔찍한 패턴은 앞으로 계속되지 않을 것으로 예측된다. 테네시주 멤피스 로즈대학교 스탠리 J 버크만 국제학 교수 제니퍼 시우바(Jennifer Sciubba) 박사는 포럼과의 인터뷰에서 가족 크기에 대한 중국인의 태도가 변했기 때문에 결혼에 대한 태도도 변할 것으로 보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말했다.

시우바 박사는 “남성은 반드시 아내를 찾아야 한다는 사회적 압박 때문에 여성이 부족하면 국내 불안이 일어난다는 가정을 할 때, 문화를 과도하게 고정적으로 본다는 일부 연구자들의 지적이 타당한다고 본다. 규범은 변하기 때문이다”라며 “중국에서 가족 크기에 대한 규범이 바뀐 것처럼 앞으로 결혼의 의미도 바뀔 수 있다. 중국에서 선호하는 가족 크기가 불과 수십 년 만에 급격하게 바뀌는 것을 우리는 목격한 전적이 있다”고 말했다.

실종된 소녀

특정 기간에 대한 출생 시 성비를 이용하여 성별 선택을 측정할 수 있다. 유엔 보고서는 출생 시 생물학적으로 정상적인 성비는 여성 100명당 남성 102 ~ 106명이지만 세계 일부 지역에서 여성 100명당 남성 130명까지 비정상적 성비가 나타난다고 지적했다.

문화적인 남아 선호 사상으로 인해 특히 중국의 남녀 성비에는 장기간 동안 극적인 변화가 있었다. 유엔 보고서는 많은 국가에서 이러한 불균형이 “결혼 압박”으로 이어지고, 그 결과로 인신매매와 아동 결혼이 나타난다고 말한다.

시우바 박사는 이러한 결혼 압박이 여성의 가치를 저평가하는 사회 구조의 증상이라고 말한다. 그는 “이 경우 여성이 남성에 비해 명백히 저평가 받으므로, 가족들은 아들 선호를 바탕으로 기꺼이 여성 태아를 낙태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상황 악화

중국 및 문제 지역의 성별 격차와 관련된 부작용은 인신매매가 다가 아니다. 직장에서 일반적인 성차별로 원래도 위태로웠던 여성의 입지는 설상가상으로 코로나19가확산되며 더욱 심각해졌다.

블룸버그는 이러한 불이익이 이미 존재하는 가운데, 많은 국가에서 코로나19 발병과 외출 제한 명령으로 여성이 남성보다 큰 피해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코로나19에 직격탄을 맞은 서비스 직종에는 여성의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았고, 이들 중 이주 노동자들은 도시를 떠나 농촌으로 돌아가야 했다. 블룸버그는 오스트레일리아 앤 뉴질랜드 뱅킹 그룹의 이코노미스트 산제이 마투르(Sanjay Mathur)가 “봉쇄와 사회적 거리 두기가 여성에 더 큰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며 “앞으로 고용 및 복지 지표에서 경제적 영향이 나타날 것이 우려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책임 및 예방

여성을 상대로 한 가장 끔찍한 범죄 중 하나인 인신매매와 관련하여, 미국 국무부는 20년 동안 인신매매 보고서를 발행하여 이 문제에 대한 글로벌 평가를 제공하고 관련 국가에 책임을 묻고 있다. 2020년 인신매매 보고서 서문에서 당시 미국 국무부 장관 마이크 폼페이오(Mike Pompeo) 는 인신매매업자들이 2500여만 명의 “기본 자유권을 부정하고 착취자를 위해 노예처럼 강제 노동하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인신매매 보고서가 정부가 인신매매업자를 기소하고, 외상 피해자를 지원하고, 범죄를 예방하는 데 사용할 데이터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인신매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특히 해야 할 일이 많다.

인신매매실을 설립하고 연례 보고서 작성을 의무화한 인신매매 피해자 보호법은 인신매매 방지 노력에 따라 국가를 세 가지 등급으로 분류한다. 2020년 보고서에서 버마, 북한, 파푸아뉴기니, 중국은 최하위 등급인 3등급에 등재됐다. 이 등급에는 아프가니스탄과 시리아처럼 전쟁 중인 나라가 포함되어 있다.

최하위 등급의 국가는 인신매매 근절을 위한 최소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기 때문에, 미국으로부터 무역과 관련되지 않은 비인도적 원조와 해외 지원을 받을 수 없다.

보고서는 중국이 인신매매업자를 기소하기 위해 조치를 취했지만,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 강제 노동의 양식을 막지 않고 신장 지역에 살고 있는 100만 명의 위구르족, 카자흐족, 기타 무슬림을 집단 억류했다는 이유로 중국을 비판했다.

인도는 2등급을 유지했으며 이는 정부가 인신매매 근절을 위한 최소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지만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보고서는 인도 비하르의 정부 지원 보호소에서 거물 인신매매업자를 기소한 것을 칭찬했다. 이 사건으로 주 공무원 3명을 포함한 19명이 유죄 판결을 받았다. 종신형을 받은 12명 중에는 영향력 있는 전 의원도 한 명 포함되어 있었다.

인도 태평양의 성공 사례로는 오스트레일리아, 뉴질랜드, 필리핀, 싱가포르, 한국, 타이완, 미국이 1등급을 받았으며 이는 인신매매를 근절하기 위한 최소 기준을 충족했다는 의미다.

이러한 인신매매 범죄 집단과 싸우는 미국 관계자들은 파트너를 도와 인도 태평양과 전 세계에서 폭력을 막는 데 헌신하고 있다. 2020년 인신매매 보고서에서 존 코튼 리치먼드(John Cotton Richmond) 미국 특사는 “취약 계층이 더 취약해짐에 따라 모든 인신매매 피해자에게 자유를 찾아주고, 모든 인신매매업자에게 책임을 묻겠다는 결의를 여전히 다지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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