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성 구축

안정성 구축

인도 태평양 국가가 파트너십과 기술을 통해 식량 안보를 강화하고 있다

포럼 스태프

독립 55주년을 맞이한 싱가포르는 식민지 전초 기지에서 고층건물들이 빽빽하게 솟은 세계 무역 및 금융 중심지로 발전했다.

1인당 국민 총생산 기준으로 세계 10대국에 꾸준히 선정되는 싱가포르는 동남아시아 최대 항구를 보유하고 있으며 전자 제품부터 제약 및 의료 장비까지 다양한 상품을 수출한다. 싱가포르 인구는 1965년 이후 3배 증가해570만 명에 이른다. 싱가포르 국민은 교육 수준이 높고 생산성이 우수하며 뛰어난 생활 수준을 누리고 있다.

하지만 지난 반세기 동안 국토의 특성은 거의 변하지 않았다. 720제곱킬로미터의 싱가포르 국토는 대부분 척박하고 작물 재배에 적합하지 않다.

2019년 정부 개발 기관 엔터프라이즈 싱가포르의 이사 기아이나(Kee Ai Na)는”싱가포르는 경작지가 제한되어 농업 국가였던 적이 없다”며 “현재 싱가포르 국민이 소비하는 채소 중 현지 재배 식품은 8퍼센트에 불과해, 수입 식품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고 말했다.

경제 기적을 이룬 자원이 풍부한 싱가포르에도 국민이 먹는 식량을 확보하는 것은 중대한 과제로, 이는 식량 안보뿐 아니라 국가 안보에도 엄청난 의미를 갖는다.

현재 인도 태평양 전역에서는 코로나19의 끊임없는 확산으로 봉쇄 기간 중 작물이 시들고 공급망이 멈추고,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고 빈곤으로 굶주리는 등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일본 교토의 산업 지역에 위치한 이 수직 농장은 인공 조명과 제한된 인간 개입을 통해 매일 상추 3만 개를 생산한다. AFP/GETTY IMAGES

일례로, 2020년 3월 베트남은 코로나19 공포로 인해 쌀 수출을 일시적으로 중단했다. 베트남 신문 브이엔익스프레스 인터내셔널은 2019년 베트남이 전 세계 쌀 수출 부문에서 인도와 태국에 이어 중국, 말레이시아, 필리핀을 포함한 시장에 미화 28억 달러 상당의 쌀 637만 톤을 수출했다고 보도했다.

싱가포르처럼 식량 안보 딜레마에 직면한 많은 나라는 지역 파트너십과 유망한 신기술에서 답을 찾고 있다.

워싱턴 DC 싱크탱크 전략 및 국제학 연구소 글로벌 식량 안보 프로젝트의 이사 킴벌리 플라워스(Kimberly Flowers)는 연구소 에세이에서 “부유한 나라와 가난한 나라가 함께 직면하고 있는 최대 글로벌 발전 과제 중 하나는 물과 토지를 적게 사용하고 기후 변화의 예측 불가능한 영향을 관리하면서 농업 생산을 늘려, 변화하는 소비자 기호와 인구 증가에 부응하는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불안의 씨앗

2020년 7월 유엔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약 6억 9000만 명, 즉 세계 인구의 약 9퍼센트가 굶주리고 있으며 이 중 절반 이상이 아시아에 거주하고 있다. 코로나19 발병으로 2021년 이 수치가 8억 2000만 명까지 증가할 수 있으며, 2030년까지 “기아, 식량 불안, 모든 형태의 영양 부족”을 종식하겠다는 유엔의 목표는 달성이 불확실해졌다.

국제식량정책연구소 소장 조한 스위넨(Johan Swinnen)은 연구소 웹사이트에 올린 글에서 “유엔 보고서는 과거 몇 년의 추세가 계속된다면 기아 종식이 아니라 기아를 향해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매우 우려스럽다”며 “더욱 우려되는 것은 코로나19로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사람들의 상황이 더 악화되고 있다는 점이다”라고 밝혔다.

식량 불안은 21세기의 가장 까다로운 문제 중 하나일 것이다. 오랫동안 시민 불안과 분쟁의 강력한 촉매로 여겨졌던 식량 불안은 치명적인 코로나19가 발병하기 전에도 인구 증가와 대량 인구 이동에 의해 이미 악화일로를 걷고 있었다.

미국 국가정보국은 2015년 정보 커뮤니티 평가 《글로벌 식량 안보》에서 생산 및 운송 차질과 구매력 약화 같은 요소가 2020년대 중반까지 식량 불안 위험을 높일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국가정보국은 “일부 국가에서는 식량 안보 감소가 사회적 혼란과 정치적 불안을 가져올 것이 거의 확실하다”고 지적했다.

파푸아뉴기니에서 정부 기관과 국제식량정책연구소는 딸기와 기타 작물의 생산, 가격, 소비를 분석하여 지역 사회가 식량 공급 변화에 대응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AFP/GETTY IMAGES

식량이 부족하면 굶주린 사람들이 식량을 찾으면서 국경 내부나 국경을 넘어서 대규모 인구 이동이 일어날 수 있다. 국민 사이에 불화와 반감의 씨앗이 뿌려지는 과정에서, 굶주림 때문에 극단주의와 폭력이 싹틀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러한 불안은 악순환으로 이어져 무역을 방해하고 민간 정부를 무너트려 식량 안보를 더욱 훼손할 수 있다.

스태빌리티: 국제 안보 및 개발 저널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2010년 말과 2011년 초의 국제 식량 가격 급등 직후” 2011년 전 세계 무장 충돌의 빈도와 강도가 크게 증가했다.

플라워스는 2016년 에세이에서 “전 세계에서 식량 가격 인상과 변동은 도시 폭동, 정부 붕괴, 지역 불안으로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미국 국가정보위원회에 따르면 특히 인도 태평양에서 역동적인 인구 이동과 성별 격차로 인한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

위원회는 《글로벌 트렌드 2030: 대안 세계》에서”불균형한 청년층을 가진 많은 국가에서 물과 경작지 같은 천연 자원 부족으로 인해 국내 분쟁이 일어날 위험이 높아질 것이다. 특히 사하라 남부 아프리카와 중국과 인도를 포함한 동아시아 국가가 그러하다”고 보고했다.

결실을 맺는 파트너십

국제식량정책연구소의 2019년 10월 보고서에 따르면, 인도 태평양에서는 기아 퇴치를 위해 협력 프로젝트와 농촌 인프라, 관개, 농업 연구 개발 분야에 막대한 투자가 필요하다. 아시아개발은행이 의뢰한 보고서에 따르면, 인도 태평양 지역이 앞으로 10년 동안 유엔이 정한 1인당 기아 임계치 5퍼센트를 달성하려면 연간 농업 투자를 약 미화 790억 달러까지 두 배로 늘려야 한다.

실패한다면 그 대가도 엄청날 것이다.

세계에서 4번째로 인구가 많은 열도국 인도네시아의 경우 2억 6700만명 인구의 약 3분의 1이 농업에 종사하며, 동남아시아 최대 경제체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국제식량정책연구소에 따르면 인도네시아는 고수확 벼 품종과 비료 등 조치를 통해 생산을 늘리는 데 상당한 진전을 이루었지만 인구가 크게 증가하면서 여전히 자원에 부담을 가지고 있다.

연구소는 2019년 보고서의 보완 분석에서 “식량 안보는 국가 발전 우선 순위 중 하나다”라고 지적하며 청년 및 기업 농부의 참여 촉진부터 위성, 센서, 디지털 기술 사용을 통한 “정밀 농업”의 도입 확대까지 다양한 조치를 추천했다.

인구 570만 명의 싱가포르는 “30×30” 목표를 통해 2030년까지 현지에서 생산된 식량으로 영양 필요의 30퍼센트를 충족하려 한다. 로이터

2000년 초, 아세안 10개 회원국은 일본, 중국, 한국과 협력하여 아세안 식량 안보 정보 시스템을 구축하며 식량 안보 강화를 위한 지역 협력에 힘을 실었다.

이 이니셔티브는 데이터 수집, 분석, 보급을 개선하여 조기 경보와 원자재 예측을 제공하는 정보 네트워크를 구축함으로써, 회원국이 식량 안보 위협과 긴급 자원을 더 잘 관리할 수 있게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아세안 식량 안보 정보 시스템 데이터베이스는 카사바, 옥수수, 쌀, 콩, 사탕수수 등의 지역 5대 작물을 중심으로 생산, 도매 가격, 참여 노동력, 산출량, 작물 달력, 토지 사용 등의 다양한 변수를 모니터한다.

인도 태평양 내 기아를 퇴치하기 위한 싸움은 미국의 자원과 전문성으로 강화됐다. 냉전 시대 초기부터 미국은 세계 최대 식량 지원국으로서 국제개발처 평화식량실을 통해 150여 개국 40억 인구에게 원조를 제공하고 있다.

미국 국제개발처의 웹사이트에 따르면 국제개발처는 2019 회계연도에 식량 기부, 바우처, 현금, 현지 구매 상품을 포함하여 개발 및 긴급 식량 지원으로 미화 44억 달러 이상을 제공했다. 국제개발처의 기근 조기 경보 시스템 네트워크는 긴급 상황 발생 최대 8개월까지 전까지의 식량 지원을 예측하여 인도주의적 원조 대응을 신속히 처리할 수 있다.

미국, 아세안, 같은 생각을 가진 파트너의 이러한 노력이 생명을 구하고 평화를 심고 있다.

덴버대학교 코벨국제학대학원의 컬렌 헨드릭스(Cullen Hendrix)와 유엔 평화구축지원실의 헨크얀 브링크만(Henk-Jan Brinkman)은 2013년 스태빌리티 저널에 발표한 연구에서 “식량 불안이 분쟁을 가중시키는 위협이라면 식량 안보를 개선하여 긴장을 줄이고 더욱 안정적인 환경에 기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농업 개혁

인도 태평양 전역의 논과 밭에서 과학 기술 발전이 현지 및 지역 식량 안보를 뒷받침하면서 농부들이 파종기부터 추수기까지 농업을 재해석할 수 있게 되었다.

  • 미국 국제개발처의 피드 더 퓨처 프로그램은 코넬대학교를 포함한 파트너와 협력하여 작물 감염과 독성 농약 사용을 극적으로 줄이는 병충해에 강한 가지 품종을 방글라데시 북서부에 소개했다. 이 덕분에 2018년 농부의 가지 수확량은 42퍼센트, 헥타르당 이익은 미화 400달러 증가했다.
  • 가뭄에 취약한 인도 칼라한디에서 국제반건조열대작물연구소는 인도 파워 그리드사와 협력하여, 2020년 중순 기준으로 7개
    마을에 32개 농업용 저수지를 비롯하여 빗물 관리 시스템을 구축했다. 작물연구소는 토양 상태 매핑을 통해 악화와 결핍을 찾아내고, 영양소와 작물 품종으로 대응하여 수확량을 높였다고 보고했다.
  • 작물연구소는 단백질, 섬유질, 철분, 기타 영양소가 풍부한 이집트콩의 가뭄 내성을 강화하기 위해 오스트레일리아와 인도의 과학자와도 협력해 게놈 서열 분석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다.
  • 파푸아뉴기니에서 국제식량정책연구소는 정부 기관과 협력하여 식량 생산, 가격, 소비를 분석하기 위한 디지털 데이터베이스를 구축 중이며, 이를 통해 지역 사회는 식량 공급 변동에 더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될 것이다.
  • 필리핀의 국제 쌀 연구소는 미주 및 유럽의 과학자 컨소시엄과 손을 잡고 질병에 강한 쌀 품종을 개발하고 있다. 이 파트너십은 파괴적인 잠재력을 가진 박테리아 병과 같은 병원체를 신속히 검출하기 위한 진단 키트도 제작했다.

국제식량정책연구소는 2019년 보고서에서 이러한 연구 개발 투자가 농업 수율 및 생산을 향상시킨다고 강조했다. 이는 결국 식량 가격을 낮추고, 가계 소득을 높이고, 식량 가용성을 높여 “결과적으로 영양 실조 아동과 굶주린 사람이 줄어들 수 있다”.

하늘 바라보기

인구 밀도가 높은 싱가포르에서 많은 국민들은 문자 그대로 고층 건물에 살고 있다. 전 세계에서 면적 기준으로 191위인 싱가포르는 고층 아파트 수천 채를 건설하여 작은 국토의 사용을 극대화했고, 현재 인구의 80퍼센트가 이러한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다.

최근 싱가포르는 주택과 같은 방법을 농사에 사용하기 시작했다. 곧 수직 농장을 세운 것이다.

자칭 세계 최초 저탄소 유압식 수직 농장이라는 스카이 그린스는 싱가포르처럼 “좁은 땅덩어리의 식량 공급 복원력을 보장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2012년 상업 활동을 시작했다. 다수의 상을 수상한 이 민관 합작 기업은 최대 9m 크기의 A형 알루미늄 프레임에서 양배추, 상추, 시금치, 기타 채소를 재배한다. 각 프레임에는 수십 개의 회전 선반이 있어 연중 실내에서 충분한 빛, 물, 영양소를 채소에 공급할 수 있다.

스카이 그린스 웹사이트에 따르면 중력에 의해 물이 흐르면서 선반이 회전하기 때문에 각 프레임의 전기 소비량은 전구 1개 정도로 절감된다. 유압 시스템에 동력을 제공하는 물은 관개에 재활용된다.

엔터프라이즈 싱가포르에 따르면 싱가포르 곳곳에 30여 개 실내 수직 농장이 세워졌는데, 이는 불과 몇 년만에 5배 증가한 수치다. 인공 지능, 스마트 센서, 기타 디지털 기술의 진보와 더불어 농업 기술 스타트업 및 다국적 대기업의 투자로 싱가포르의 실내 농업은 2023년까지 매년 약 20퍼센트씩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싱가포르는 무역 및 금융 분야에서 그랬듯이 차세대 도시 농업 중심지가 되려 한다. 2020년 9월 싱가포르 식량청은 2030년까지 국내 생산 식품으로 영양 필요의 30퍼센트를 충족한다는 “30×30” 목표의 일환으로 9개첨단 기술 도시 농장에 미화 4000만 달러를 지원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식량청 청장 림콕타이(Lim Kok Thai)는 성명서에서 “시급히 현지 생산을 가속하여 수입품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코로나19로 인한 공급망 혼란 중에 완충제를 제공해야 한다”며 “앞으로도 농식품 업계와 협력하고 지원하여 식량을 더 많이, 더 신속하게 재배하여 식량 안보를 강화할 것이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