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기사

불확실성의 시대

급속히 노령화하는 인도 태평양이 직면한 거버넌스 및 안보 과제

포럼 스태프

출산율 감소와 보건 의료 개선으로 인해 글로벌 노령화 현상이 일어나 복지 프로그램을 압박하고, 경제 성장 둔화와 안보 문제를 가져오고 있다. 노령화 문제가 가장 심각한 곳은 바로 인도 태평양이다. 이곳에는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의 28퍼센트를 차지하며 백분위 기준으로 세계에서 가장 노령화된 일본이 위치하고 있다. 이는 일본의 20세부터 64세까지 인구 한 명당 65세 이상의 노인을 한 명 부양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현재 일본의 65세 이상 인구의 수는 약 3520만 명에 이른다.

전문가들은 이 지역의 노동 인구과 병력 자원의 감소로 정부의 예산 부담이 커지고 군이 병력 감소를 보완하기 위해 기술에 대한 의존도를 높일 것이라고 전망한다. 중국은 수십 년 동안 가장 가파르게 인구가 감소하며 65세 이상 인구가 1억 7600만 명, 즉 인구의 약 12.6퍼센트를 차지하고 있지만 남중국해 진출을 확대하고, 이웃국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사주를 군사화하고, 그곳을 지키기 위해 비행장과 무기를 설치했다. 향후 국내총생산(GDP) 감소와 연금 파산을 직면하고 있는 국가가 이러한 행동을 하는 것은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힘들 수 있다.

테네시주 멤피스 로즈대학교 스탠리 J 버크만 국제학 교수 겸 워싱턴 DC 윌슨센터 환경 변화 및 안보 프로그램 글로벌 펠로우 제니퍼 시우바(Jennifer Sciubba) 박사는 “인지된 위협이 충분히 높다면 노령화 국가도 기꺼이 국방에 투자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시우바 박사는 포럼과의 인터뷰에서 인도 태평양의 노령화 양상은 비용이 많이 듦에도 국방 지출 욕구를 줄이지 못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인도 태평양 지역의 리더들은 인구 노령화로 인해 자원과 영토를 보호하는 데 투자를 늘릴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인도 태평양은 여러 강국이 심각한 인구 노령화를 겪고 있지만 그와는 별도로 긴장이 높은 지역이다. 일본은 중위 연령 면에서 세계에서 가장 노령화된 국가다”고 말했다.

호황의 종말

유엔 경제사회국의 2019년 10월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65세 이상 전 세계 인구는 7억 300만 명이었다. 동아시아와 동남아시아의 해당 연령대 인구는 2억 6100만 명으로 세계에서 가장 많으며 이어 유럽과 북미가 뒤따르고 있다.

유엔 보고서는 세계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중국이 있는 이들 아시아 지역의 노인 인구가 2050년까지 5억 7300만 명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노인 인구 증가는 수십 년 동안 중국이 기록한 최대폭의 인구 감소와 맞물려 급격히 심화되는 도전의 장을 열 것이다.

• 노동 인구 감소: 중국 사회과학원의 정부 연구원은 중국 인구가 2029년에 14억 명으로 정점을 찍은 후 2050년까지 13억 6000만 명까지 “멈출 수 없이” 감소하며 노동 인구가 2억 명으로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회과학원의 2019년 보고서는 “이론적으로 봤을 때 특히 인구의 꾸준한 노령화 현상과 맞물린 경우, 장기 인구 감소는 매우 부정적인 사회 경제 문제를 일으킨다”고 주장했다. 중국의 인구가 감소되기 시작하면 인도가 중국을 제치고 세계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나라로 등극할 것으로 예상된다.

• 연금 고갈: 사회과학원의 2019년 4월보고서는 중국의 국민연금이 2035년이면 고갈될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연금은 이미 정부 예산에 부담을 주고 있다. 2016년 연금 지급액은 6400억 위안(미화 900억 달러)로 5년 전보다 140퍼센트 증가했다. 더 내셔널 인터레스트 잡지의 2019년 9월 보도에 따르면 분석가들은 이 수치가 2050년까지 연간 60조 위안으로 상승하며 정부 총 지출의 20퍼센트 이상을 차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이 연금과 보건 의료에 대한 약속을 줄였음에도 이러한 예산 부담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국민 9억 명, 즉 인구의 약 3분의 2가 사회적 안전망이 거의 없이 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 불안의 징후: 보이스 오브 아메리카의 2019년 4월 보도에 따르면 연금 제도의 재정 불안정은 국민들의 걱정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마이크로 블로그 사이트 웨이보에서 한 젊은 중국 기술 노동자는 장시간 일해도 은퇴 후 연금을 보장할 수 없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일주일 중 6일 동안 오전 9시부터 오후 9까지 일하라고 장려하는 것은 기금이 부족한 연금 시스템을 살리기 위해 현재 청년들이 은퇴하기 전까지 죽도록 일을 시켜 부려먹으려는 데 목적이 있다. 그렇지 않은가?”라고 주장했다. 예비역 군인들도 입을 열고 있다. 중국군이 병력을 축소하고 기술을 개선하기 위한 프로그램에 착수하면서, 지난 몇 년 동안 많은 퇴역 군인들이 일자리, 보건 의료, 기타 혜택 부족에 대해 가두시위를 벌였다. 중국 공산당은 국민의 불만을 강력히 탄압했다. AP 통신에 따르면 2019년 4월 중국 법원은 전직 군인 수백 명이 참여한 2018년 시위와 관련하여 47명에게 최대 6년의 징역형을 선고했다.

야망과 현실의 만남

멀리서 보면 중국의 대규모 인프라 및 군비 지출 캠페인에는 신흥 강대국의 덫이 포함되어 있다. 중국은 국내에 대한 지배력을 재확인하고 주변국에 대한 군사 압력을 강화했다. 중국이 국경에서 인도와 충돌하고, 남중국해 사주를 군사화하고, 홍콩에서 언론의 자유를 탄압하고, 총통 선거 중 타이완을 압박한 것이 대표적이다. 동시에 중국은 신기술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고, 철도, 공항, 항만, 고속도로 프로젝트를 통해 중국을 전 세계와 연결하는 미화 1조 달러 규모의 일대일로 인프라 계획에 착수했다.

인구 학자와 사회 과학자들은 중국의 인구 및 경제 성장이 둔화될 때 중국 정부가 이 막대한 자금을 어떻게 계속 확보할 수 있을 것인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한 학자는 한마디로 불가능하다고 답했다.

오스트레일리아 시드니 독립 연구소 부학자 겸 시드니대학교 조교수 살바토레 바보네스(Salvatore Babones)는 “중국의 미래 파워 예측은 14억 인구에 일인당 경제 성장율을 곱한 것에 기반한다”고 말했다. 바보네스는포럼과의 인터뷰에서 “경제 성장이 멈추고 인구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이러한 예측은 재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은 글로벌 초강대국이 되지 못할 것이다. 러시아가 그랬던 것처럼 성장으로 가는 길에 멈춰버린, 또 다른 중간 소득 국가에 그칠 것이다”라고 말했다.

포린 폴리시 잡지의 2020년 7월 기사에서 바보네스는 임박한 금융 미래를 생생하게 묘사했다. 정부 통계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 이전에도 중국의 경제 성장률은 2000년대 초 두 자릿수에서 2019년의 6.1퍼센트로 둔화됐다. 현실은 아마도 더 나쁠 것이다. 브루킹스 연구소는 중국이 지금까지 매년 GDP 성장률을 약 1.7퍼센트 포인트 과대 평가했다고 보고했다.

바보네스는 중국의 세수 성장률이 2016년 6.2퍼센트, 2017년 7.4퍼센트였던 것에 비해 2019년에는 불과 3.8퍼센트에 불과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2019년 지출은8.1퍼센트 증가했다. 바보네스는 포럼에게 “2010년대 내내, 중국은 내일이 없다는 듯이 돈을 쓰며, 오늘날 과도한 지출과 부패의 바퀴에 기름칠을 해줄 약간의 자금을 부담하기에 충분한 경제 성장을 언제나 이룰 수 있다고 자신했다”며 “하지만 이제 세수가 흔들리며 그 어느 때보다 심각한 예산 문제를 직면하고 있다. 프로젝트를 연기하고, 전함 건조를 취소하고, 국제 파트너에 중국이 후원하는 인프라 개발에 대한 투자를 늘리라고 요청하고 있다. 사실, 중국은 우방국을 돈으로 매수해야 했다. 하지만 이제는 더 이상 그렇게 할 수 없기 때문에 우방국이 중국을 버리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문제

인도 영자 신문 더 파이낸셜 익스프레스가 2020년 8월에 발표한 분석에 따르면,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해 중국 파키스탄 경제 회랑, 캄보디아의 시아누크빌 특별경제지구, 방글라데시 남부 파이라 발전소를 비롯한 중국의 대표적인 인프라 프로젝트가 지체되고 있다.

군제 문제 분석가 시에드 알리(Syed Ali)는 “코로나19로 공급망에 혼란이 일어나고 중국 노동자들이 이동하지 못하게 되기 전부터, 아프리카를 중심으로 중국의 많은 일대일로 프로젝트가 정밀 조사를 받고 있었다. 아프리카 국가는 코로나19의 파괴적인 영향에 대응하기 위해 긴급 구제 및 채무 면제 용으로 이미 미화 1000억 달러를 요청했다”고 썼다.

봉쇄가 해제되면 인프라 프로젝트는 분명히 재개될 것이다. 하지만 인구 변화로 인해 중국 경제가 둔화되면서 중국이 “신규 해외 인프라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것보다 코로나19로 인한 금융 영향을 완화하고 미국과의 무역 전쟁을 해결하는 데 우선할 가능성이 높다.” 알리는 일대일로 프로젝트가 폐기되지는 않겠지만 “연기될 것이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한 자녀 정책의 유산

중국이 악명 높은 한 자녀 정책을 실행하기 전부터, 중국의 출산율은 하락하기 시작하고 있었다. 거기에 더해 정부가 인구 통제 프로그램을 실시하자, 중국의 인구 성장은 확실히 제한되었다. 한 자녀 정책은 1979년에 도입되어 2015년이 되서야 공식적으로 종료됐다. 지방 정부는 정책을 실행하기 위해 피임 기구 사용과 낙태 및 불임 시술을 강제했다.

중국의 인구가 노령화되고 경제 성장이 둔화되면서, 인도 태평양 이웃국가들은 중국이 초강대국 지위에 오르기 위한 여정을 계속하기 위해 어떠한 조치를 취할지 지켜보고 있다. 워싱턴 DC 전략 및 예산 평가 연구소의 비상주 시니어 펠로우 겸 오스트레일리아 캔버라 전략 포럼의 CEO 로스 배비지(Ross Babbage)는 “중국이 국제 사회로부터 존중을 받지 못하는 데는 서방 동맹국의 그 어떠한 조치보다 중국 정권의 자만과 무능이 큰 역할을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더 오스트레일리안 신문의 2020년 8월자 기사에서 “중국은 국제 사회에서 우방국이 거의 없고, 믿을 수 있는 동맹국도 없다. 다만 중국의 야망을 막기 위해 더욱 긴밀히 협력하는 인도 태평양 국가만 있을 뿐이다”라고 덧붙였다.

2020년 6월 베이징 거리에서 한 노인이 여성이 탄 휠체어를 밀고 있다. AFP/GETTY IMAGES

중국이 노령화된다고 해서 중국의 팽창주의를 경계해야 할 필요가 감소하는 것은 아니다. 시우바 박사는 중국, 독일, 일본, 러시아, 한국, 미국의 핵심 노동 인구(20 ~ 64세)가 이미 정점을 찍었다고 지적했다. “국가 안보 관점에서 중요한 이들 국가 또한 비슷한 인구 변화를 겪고 있다. 따라서 노령화 때문에 갑자기 이들 나라가 전력을 투사하거나 국경을 확보할 목표가 사라질 거라고 가정해서는 안 된다.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베트남은 좋은 사례다. 더 란셋 의학 저널 2020년 7월호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베트남의 인구는 유엔이 2019년 예측한 것보다 10년 빠른 2044년에 1억 720만 명으로 정점을 찍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부분적으로 중국이 배타적 경제수역을 침범하고, 영해에서 석유를 탐사하고, 남중국해 섬을 군사화하는 것 때문에 베트남은 국방비 지출을 늘리고 있다.

베트남 정부는 국방비 지출을 2020년 미화 55억 달러에서 2024년 미화 79억 달러로 늘려 전투기 및 다목적 항공기, 장갑차, 함정, 해양 초계기, 감시 장비를 구입할 계획이다.

이 지역의 국방비 지출이 증가함에 따라 중국 정권의 미래도 불투명하다. 배비지는 “중국 공산당이 난관을 타개할 수도, 개혁을 이행할 수도, 실패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인도 태평양 동맹국과 파트너가 경계하는 것은 “중국 지도부가 국제적 모험을 일으켜 국민의 관심을 돌리고 정권 안보를 강화하는” 네 번째 가능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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