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무와 전략적 경쟁

채무와 전략적 경쟁

코로나19 대유행으로 드러난 다자간 인프라 투자의 필요성

알프레드 오얼러(Alfred Oehler) 박사/대니얼 K 이노우예 아시아 태평양 안보 연구소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한 경제 위기가 증폭되면서 많은 개발도상국의 채무 부담에 대한 국제 사회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일례로 최근 국제통화기금과 세계은행은 수출입의 급격한 감소로 막대한 채무를 감당할 능력이 떨어진 국가의 재무 안정성에 대해 주의를 촉구했다. 이들 조직은 2020년 3월25일자 성명서에서 우려를 표명하고 국제개발협회 국가의 채무에 대한 조치를 촉구했다.

채무불이행 국가는 국제 금융 시스템의 안정성에 위험을 초래한다. 마찬가지로 다양한 국제 인도주의적 조직들도 이미 어려운 상황 가운데 있는 수백만 명 인구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위기가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가진 자와 가지지 못한 자 사이의 간극이 커지고 있다는 경고가 자주 일어나면서 이로 인한 안정, 안보, 취약한 거버넌스 구조에 대한 위험이강조되고 있다.

그러한 요인들이 나머지 세계에 미칠 위험은 어둡고 현실적이다.

2019년 4월 베이징 포럼에서 중국의 일대일로 인프라 프로젝트를 홍보하는 화면 옆에서 기자들이 일하고 있다. 당시 많은 국가들이 일대일로 프로젝트에서 탈퇴했으며 현재 이들 나라는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영향 때문에 고전하고 있다. AP 통신

이러한 우려는 채무 문제에 초점을 맞추게 하는 설득력 있는 근거를 제공하지만, 추가로 고려해야 할 차원이 하나 더 있다. 지정학적 전략 경쟁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특히 미국과 그와 같은 생각을 가진 국가들이 주도하는 다자간 노력을 통한 채무 처리는 채무국에 대한 중국의 경제 및 정치적 영향력을 약화시키는 매우 효과적인 방법이 될 수 있다. 이 접근법을 잘 실행한다면 국제 규칙 기반 시스템을 무너트리며 채무국에 침투한 중국의 영향력을 다시 내몰수도 있다.

의심할 바 없이 당장의 우려는 채무국이 직면한 채무 부담을 덜어주는 것과 관련이 있다. 국제 논의에서 상환 유예 및 연기부터 채무국이 의무를 수행할 수 있게 하는 긴급 대출까지 다양한 조치가 제안됐다. 일례로 국제통화기금과 세계은행은 모두 양자 및 다자간 채권자에 채무 상환 유예를 시급히 요청했다. 이들은 또한 채무불이행 위험이 가장 큰 국가를 지원하기 위해 사용할 수 있는 특별 대출도 마련했다. 이러한 논의는 채무 부담을 해소하기 위해 통일된 국제 접근을 강조한다. 이러한 다자간 접근법이 세계 대형 채권자 사이에 주목을 받고 있다는 것은 고무적이다.

하지만 문제는 주요 채권국인 중국이 침묵하고 다자주의를 회피하고 있다는 것이다. 채무 외교 정책에 따라 중국은 국제적으로 인정된 금융 규범에 더욱 일관되게 부합하는 다자간 협정에 구속되는 위험보다 개별 채무국과 양자간 합의를 선택했다. 중국은 채무국에 대한 다자간 접근법을 거부하며 차가운 메시지를 보냈다. 채무국은 중국이 채무 면제를 제공하지 않거나 채무 면제를 제공하더라도 부족할 것이며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조건이 따를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중국의 경제 위기 충격에 대한 심각한 뉴스와 회복 강도에 대해 광범위하게 퍼진 의구심은 중국 정부가 결코 관대하지 않을 것이라는 공포만 키웠다.

이러한 의구심 속에서 더욱 공격적이고 통일된 국제 노력으로 채무국에 긴급 자금을 제공한다면 이는 큰 성공으로 이어질 것이다. 끈질긴 양자간 협상 주장에 대항하여 통일된 다자간 인도주의적 면제 패키지를 추진하면 중국의 약탈적인 관행에 강력한 타격을 주고 중국을 몰아내게 될 것이다. 또한 중국 채무를 상환하기 위한 누출이나 이체를 방지하는 안전 장치가 마련된 다자간 접근법을 신중하게 구성하면 중국의 대출을 고립시키고 채무 악화로 인한 재정 피해를 중국에 바로 안기게 될 것이다. 이러한 방식으로 중국 채무로부터 기타 자산을 재정적으로 분리하면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해로운 결과로부터 채무국을 보호할 수 있다. 국제 채권자 동맹에 연계된 생명선 덕분에 중국 채무를 이행하지 않더라도 신용 상태에 대한 영향은 미미할 것이다. 중국이 징벌적인 채무 회수 조치를 통해 상황을 타개하려 한다면 국제 사회가 가하는 신랄한 도덕적인 비난을 피하지 못할 것이다. 결국 중국의 입장에서 이는 “빚의 덫”이 아니라 우연히 빠진 “신용의 덫”이 될 것이다. 즉 채무를 탕감하는 유일한 방법은 전략적 장점을 없애는 것이다.

즉시 채무 면제를 제공하는 것을 넘어, 중단기적으로 채무국의 경제를 안정화하고 회복시키기 위한 막대한 지원도 필요하다. 선진국이 역사적인 규모로 경기 부양책을 추진한 것과 같은 방식으로 채무국의 경제가 붕괴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가 필요하다. 기존 약정의 구조 조정 및 재융자는 물론, 일부 과거 채무 탕감과 함께 그러한 프로그램을 지원하기 위한 새로운 대출이 필요할 것이다. 분명 중국은 경기 부양과 회복 과정을 지원하기 위한 대출 경쟁에 참여할 것이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중국은 국내 경제 문제와 정치적 우선 순위 때문에 심각한 제약을 받을 것이다. 이러한 상황을 고려할 때 다자간 채권자 동맹에 독특한 기회가 있다. 전례 없이 낮은 금리와 중국의 제약을 활용하여 정부의 재정 지원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면 중국 대출을 몰아내고 다자간 대출자에 유리하게 채무국의 채무 포트폴리오의 균형을 조정하는 데 성공할 수 있다. 주요 대출국으로서 중국이 누려온 헤게모니 경제 및 정치 영향력은 희석되거나 심지어 역전되어 전략적 이점이 더욱 사라질 것이다.

2017년 1월, 스리랑카 정부가 중국에 막대한 채무를 상환하는 대신 중국이 통제하는 합작투자회사에 함반토타 항구 일부를 임대하기로 발표하자 이에 반대하는 시위가 열렸다. 2017년 12월 중국 기업에 미지급 채무를 지급할 수 없게 된 스리랑카는 함반토타 항구를 중국에 99년 간 넘겨주었다. AP 통신

경제 위기도 중국의 일대일로 인프라 프로젝트를 크게 약화하는 데 기여했다. 일대일로 프로젝트는 현재 형태를 유지하지 못하고 대폭 변경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중국의 경제 성장 둔화, 인구통계학적 제약, 미국과의 무역 전쟁, 과도한 차입 경제 때문에 어느 정도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경제 위기로 이러한 취약성이 증폭되고, 실업률이 높아지고, 기업 도산이 증가하면, 정책 초점이 국내 경제 회복과 정치적 안정으로 전환할 것이다. 일대일로 프로젝트가 대폭 축소되고 프로젝트의 경제적 타당성에 대한 검토가 강화될 것이다. 그에 따른 프로젝트 축소의 결과는 국영 은행이 담당할 것이 분명하다. 이미 보류된 일부 일대일로 프로젝트의 지연을 비롯해, 전 세계에서 피해가 발생할 것이다. 주로 유라시아를 담당하는 실크 로드 펀드로 알려진 국영 투자 기금 등 일대일로와 연계된 다른 프로그램도 축소될 것이다.

이 경우 채무국은 다음과 같은 중요한 질문을 하게 된다. 수많은 비용과 채무 약정이 연계된 프로젝트를 어떻게 할 것인가? 무용지물 프로젝트로 분류되는 일부 프로젝트는 탕감 처리할 수 있다. 경제적으로 실행 가능하고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다른 프로젝트도 있을 것이다. 국제 채권자 동맹은 가치 있는 프로젝트를 구제하고 건전한 기반에 배치하여 재개하고, 재융자 패키지를 통해 재무적 지속 가능성을 제공할 수 있다. 일대일로 프로젝트 실패가 중국에 충분히 당황스럽지 않은 것처럼 이러한 구제는 전체 일대일로 프로젝트의 어리석음과 파산에 대한 추가 비판이 될 것이다.

혹자는 다음과 같이 질문할 것이다. 이 돈이 어디서 나올 것인가? 이런 엄청난 채무 면제 프로그램이 어떻게 체결될 수 있을까? 너무 위험하지 않은가? 엄청난 규모의 자금이 필요할 것은 분명하다. 미국과 그와 같은 생각을 하는 파트너는 이 노력을 지원하기 위해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야 한다. 특히 회복이 탄력을 받으면서 인플레이션을 필두로 한 위험도 있을 것이다. 이렇기에 국가 중심 안정화 전략 논의에서 광범위한 국제 논의로 전환하여, 주요 경제 강국 사이에 협력과 조율을 강조함으로써 이 임무를 수행하고, 위험을 방지하기 위한 자금을 모아야 한다. 글로벌 마셜 플랜과 비슷한 계획으로 국가뿐만 아니라 규칙 기반 시스템 자체를 마련해야 한다. 공산주의 권위주의 지휘 체제와 민주주의 시장중심 체제가 전략적으로 경쟁하는 상황에서 ‘이를 감당할 수 있는가?’ 같은 질문은 금물이다. 대신 다음과 같이 질문해야 한다. 이를 하지 않은 결과를 감당할 수 있는가?

이것은 단순한 말장난이 아니다. 지정학적 경쟁에서 중국의 핵심 목표 중 하나가 국제 다자간 금융 시스템을 약화시키고 이에 대응하는 일대일로 중심의 이른바 베이징 컨센서스를 구축하는 것임을 기억해야 한다. 시급한 채무 문제를 처리하는 것이 국제 규칙 기반 시스템의 주요 조직과 프로세스 내에 있는 경우 특히, 미국과 그와 같은 생각을 가진 파트너가 주도하는 다자간 접근법이 그러한 불안정화 노력에 대한 강력한 해결책이 될 것이다. 브레턴우즈협정을 통해 적대 관계를 종식하기 전에 제2차 세계대전 후 번영을 위한 기반을 마련했던 것처럼, 우리는 중대한 시기를 직면하고 있다. 실수는 용납되지 않는다. 채무 문제에 대해 지금 어떻게 대응하는가에 코로나19 이후 세계의 경제 및 금융질서 형성의 잠재력이 달려 있기 때문이다. 경제 및금융 운명을 결정할 수 있는 이 기회를 놓쳐서는 안될 것이다.

본 기사는 2020년 4월 17일 시큐리티 넥서스에 처음 발표됐다. 시큐리티 넥서스는 대니얼 K 이노우예 아시아 태평양 안보 연구소가 무료로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제공하는 온라인 국제 발행물로서 동료 검토를 받았으며, 포럼 형식에 맞게 편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