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격 접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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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간 태평양 섬 주민에게 도움을 주고 있는 원격의료 프로그램

포럼 스태프

결핵, 한센병, 류마티스열 같이 선진국에서 보기 드문 질병이 태평양의 많은 외딴 섬에서 계속되고 있다. 이에 더해, 새치류와 모터보트로 인한 부상과 베텔 너트를 씹는 관습으로 인한 암 등 현지 문화나 환경과 관련된 상황도 섬 주민의 보건 문제를 악화시키고 있다.

의학 저널 프론티어스 인 퍼블릭 헬스에 실린 태평양 섬 보건 프로젝트 설립자의 논문에 따르면, 한 때 먼 바다와 첨단 의료 부족은 많은 환자들이 극복할 수 없는 장애물로 여겨졌지만 미국 하와이 군의관들이 원격의료 프로그램을 마련하여 세계에서 가장 오래 운영하며 인도주의적 의료를 제공하고 있다.

1990년부터 이 프로젝트는 태평양 섬 주민들에게 생명선이 되어주고 있으며, 하와이 호놀룰루 트리플러 육군 의료 센터는 의사들을 육성하는 교육의 장이 되고 있다.

태평양 섬 보건 프로젝트 의무관 겸 트리플러의 소아 감염병 및 여행 의학 전문의 마크 버넷(Mark Burnett) 미국 육군 대령은 “의료진에게 훌륭한 학습 경험이며 환자들도 의료 서비스에 크게 감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크로네시아 출신의 이 10살 소녀는 트리플러 육군 의료 센터에서 유전병 치료를 받았다. 지역 의료 사령부 홍보실

태평양 섬 보건 프로젝트는 미국 육군 의료 사령부를 통해 받은 연방 자금으로 미국과 연계된 태평양 섬의 가난한 주민들에게 인도주의적 의료를 제공하고, 트리플러 레지던트와 스태프들에게 대학원 의료 교육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프로젝트는 마셜제도, 미크로네시아 연방 공화국, 팔라우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하며, 더불어 미국령 사모아, 북마리아나제도, 괌에도 의료 서비스를 제공한다. 1810만 제곱킬로미터가 넘는 태평양의 외딴 섬에는 약 50만 명이 흩어져 살고 있다. 많은 주민들은 농업과 어업으로 생계를 유지한다. 자유연합협정에 따라 팔라우, 마셜제도, 미크로네시아 연방 공화국의 국민들은 자국 보건 시스템의 적절한 의뢰를 받아 군 보건 시스템을 통해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위스콘신주 출신 버넷 대령은 1992년 의대생으로 프로젝트에 참여한 후 1993년부터 1997년까지 레지던트로 복귀했다. 프로젝트 초기에는 사전 경보 없이 중증 환자들이 트리플러에 도착하곤 했다. 버넷 대령은 “환자들이 그냥 이송되어 왔고 의료진은 환자의 상태에 대해 아는 것이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1990년 이후 프로젝트는 많은 변화를 거쳐 개선되었고, 교육 경험의 가치도 높아졌다. 섬 의사들이 전화 통화 후, 곧바로 환자를 하와이로 보냈던 프로젝트 초기와 달리 많은 섬 병원에 컴퓨터, 디지털 카메라, 스캐너, 프린터, 비디오 장비들을 점진적으로 보급해 웹 기반 자문 시스템을 지원했다. 전 미국 육군 대령 도널드 퍼슨(Donald Person)의 선견지명과 독창성 덕분에 프로젝트는 성공했다. 그는 트리플러에서 소아과 과장으로 근무하며 신기술이 오지 환자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알아봤다.

2012년 버넷 대령은 은퇴한 퍼슨 대령의 뒤를 이어 프로젝트 의료 단장이 됐으며 지금도 프로젝트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태평양 섬 국가의 많은 의사들과 우정을 유지하고 있다. 시차가 있고 환자를 트리플러로 이송하는 것이 복잡하기 때문에 신중을 기해 환자를 선정하여 매년 약 100명의 환자를 트리플러에서 치료한다. 많은 경우 현지 의사들이 트리플러 의사들에게 자문한 후 현지 병원에서 환자를 치료한다. 버넷 대령은 “정말 잘 작동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환자의 동의를 받거나 환자가 미성년자인 경우 부모의 동의를 받은 후 이름, 배경, 과거 병력 등의 환자 정보를 업로드한다”며 “사진을 업로드할 수 있고 일부 섬에서는 CT 촬영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1992년부터 의사들은 마셜제도의 미국 육군 미사일 방어 사령부와 트리플러 사이에 화상 회의를 통해 실시간 상담을 시도했다. 하지만 시차가 많이 나는 데다, 이메일로 문서와 이미지를 간단하게 보낼 수 있게 되면서 프로젝트는 비응급 환자에 대해 “저장 및 전송” 웹 기반 시스템으로 전환됐다.

버넷 대령은 “여기 의사들에게도 잘 맞는다”며 “과거에는 동기식 원격의료를 진행하려 했지만 저장 및 전송이 더 효과적이다. 의사들은 정보를 시스템에 업로드한다. 의사들이 정보를 보내면 퍼슨 박사와 내가 확인한다”고 말했다.

보답

2002년 메리 A 타카다(Mary A. Takada)는 남편 우첼 나이토(Uchel Naito)가 트리플러에서 진료를 받았을 때 보건 프로그램에 대해 전혀 들어보지 못했었다. 나이토는 털세포백혈병이라 불리는 서서히 진행하는 혈액암에 걸린 것으로 진단받았다. 그는 2002년부터 2005년까지 성공적으로 치료를 받았다. 타카다는 “남편은 죽지 않고 살아 남았다. 그는 암 생존자다”라고 말했다. 치료 기간 중 타카다는 자진하여 팔라우에서 하와이로 오는 다른 환자들을 도왔다. 많은 환자들에게는 통역사와 병원까지 이동할 교통 수단이 필요했다.

2005년 타카다는 공식적으로 하와이 팔라우 협진 프로그램의 코디네이터 겸 팔라우에서 트리플러를 찾아온 환자의 케이스 관리자가 됐다. 타카다는 “곧 이것이 일방적인 관계라는 것을 깨달았다”며 “우리는 수혜자였다. 나는 무언가 되돌려 주고 싶었고 팔라우에서 찾아오는 환자들을 돕고 싶었다”고 말했다.

하와이 진료

미국 정부는 투석처럼 내구 설비가 필요한 장기 치료에 자금을 지원하지 않기 때문에 트리플러에 위탁되는 환자들은 아주 자세하게 정의된, 치료 가능한 질환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환자는 치료를 받은 후 건강하게 집으로 돌아가 생활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야 한다.

하와이로 보내진 환자들에 대해 프로젝트는 호놀룰루 왕복 항공비와 입원 및 외래 진료비를 부담한다. 프로젝트는 내구 장비, 병원 방문용 교통 수단 또는
식사에 대한 비용은 지원하지 않는다.

2017년 태평양 섬 보건 프로젝트 의료 단장 마크 버넷 미국 육군 대령(왼쪽에서 두 번째)이 군 의료 훈장을 받았다. 에이미 파(Amy Parr)/지역 보건 사령부

모든 섬이 트리플러에 문의할 수 있지만 섬 정부가 하와이에 숙소를 제공해야 환자를 위탁할 수 있다. 현재 미크로네시아 폰페이주, 마셜제도, 팔라우 정부만 숙소를 제공하고 있다.

팔라우는 한 번에 환자 8명과 가족 8명까지 하와이 숙소를 제공한다. 타카다는 “현재 전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코로나19 대유행 때문에 당분간 트리플러에 새로운 환자를 받지는 않고 있다. 이미 하와이에 있는 환자들은 계속 치료를 받고 있으며 치료가 끝나면 집으로 돌아갈 것이다.

학습 기회

섬 전역의 50여 명 의사가 자신의 병원 온 환자를 트리플러에 위탁하거나 트리플러 의사와 상담할 수 있다. 버넷 대령은 이를 통해 미국에서는 거의 볼 수 없는 질병을 보게 되기에, 이는 트리플러 레지던트에게 귀중한 경험이 된다고 말한다. 외딴 섬에서 오는 환자들은 때때로 커다란 두경부 병변이 있는 진행암을 가지고 온다. 이는 미국에 있었다면 훨씬 일찍 치료할 수 있는 질환이다. 버넷 대령은 “트리플러에 오는 것만이 이들 환자들이 생존할 수 있는 기회다”고 말했다.
현지 관습과 관련된 암도 있다. 많은 섬 주민들은 일종의 야자수 씨앗인 베텔 너트를 씹는데, 베텔 너트를 갈거나 얇게 썬 후 나뭇잎에 싸고 라임을 발라 씹는다. 때로는 담배를 섞어, 발암성과 중독성이 있는 껌을 만든다. 버넷 대령은 “주민들의 이는 밝은 빨강으로 변했고 주민들이 뱉은 침도 밝은 빨강이다”라며 “중독성이 매우 강하다”고 말했다.

트리플러 이비인후과에는 구개열 아동도 자주 위탁된다. 퍼슨 박사가 작성한 태평양 섬 보건 프로젝트의 보고서에 따르면 구강암은 팔라우와 남녀 모두 베텔 너트 담배 믹스를 씹는 미크로네시아의 얍과 폰페이주에 흔하다.

팔라우 주민 우첼 나이토는 태평양 섬 보건 프로젝트를 통해 혈액 질환 치료를 받아 완치됐다. 그의 아내 메리 A 타카다(오른쪽)는 지난 15년 간 하와이 팔라우 협진 프로그램에서 코디네이터 역할을 수행했다. 나이토는 현재 주 하와이 팔라우 총영사다. 팔라우 보건부

보고서는 원격 의료 프로그램이 부인암 환자를 평가하는 데 특히 유용하다고 말한다. 진행됐지만 치료가 가능한 자궁암과 난소암을 가진 여성들이 프로젝트를 통해 치료를 받고 있다. 트리플러 의사가 마셜제도 여성에게서 90파운드의양성 난소 낭종을 제거한 사례도 있다.

환경 때문에 일어나는 독특한 사례도 있다. 일례로 미크로네시아 코스라에주의 한 소년은 코코넛 허스커(땅에묻힌 못)에 걸려 넘어져 기도가 찢어져, 트리플러로 이송되었다.

트리플러 소아 외과의가 수술하기 전에 생명을 위협하는 폐기종이 발생했지만, 이 소년은 수술 후 일주일 만에 건강하게 집으로 돌아갔다.

삶의 변화

전화 및 웹 자문이나 트리플러 방문을 통해 환자들이 성공적으로 치료를 받으면 의료진과 환자 사이에 평생 가는 유대가 형성된다. 버넷 대령은 “20년 전 환자들이 페이스북에서 나를 찾았다”며 “놀라운 사례들을 목격한다. 이런 환자들은 영원히 기억하게 된다”고 말했다.

2019년 10월 팔라우로 돌아간 타카다는 세 살 때 트리플러에서 심장 질환 치료를 받은 고등학생을 만났다. 타카다는 “그 소년이 자길 기억하냐고, 지금은 농구를 할 정도로 건강해졌다면서, 엄마로부터 내가 당신의 환자였다고 들었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러한 경험은 일에 보람을 느끼게 한다. 타카다는 “현재 환자들이 20년 후에 이 프로젝트의 가치를 증명할 것이다”라며 “나는 프로젝트 담당자들과 오랜 시간에 걸쳐 관계를 쌓았고, 그러한 관계를 통해 소속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2016년 트리플러 육군 의료 센터 이비인후과 전문의가 팔라우 병원에서 환자에게 수술이 필요한지 결정하기 위해 검사 중이다. 미국 육군

팔라우 소아과 의사 그레고리 데버(Gregory Dever) 박사는 벨라우 국립 병원 응급실에 두통으로 찾아온 어린이를 기억한다. CT 스캔에서 덩어리가 드러났기 때문에 태평양 섬 보건 프로젝트 웹사이트에 이미지 해석을 의뢰했다. 아이의 병은 수막종으로 진단됐다. 뇌와 척수를 둘러싸고 있는 막에서 발생하는 종양이었다.

트리플러 의사들은 양성 종양을 제거하고 션트를 이식하여 체액이 쌓이지 않게 했다. 팔라우 보건부 병원 및 임상 서비스 단장을 지냈던 데버 박사는 소년이 트리필러에서 2차 수술을 받았다고 말했다. 약 10년이 지난 현재, 소년은 추가 치료를 위해 하와이에 올 필요가 없어졌다.

데버 박사는 프로젝트가 없었다면 소년은 전혀 다른 결과를 맞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는 하나의 예에 불과하지만 프로젝트가 섬에 어떠한 인도주의적 가치를 주는지 보여준다”며 “소년은 평범한 가정 출신이었다. 가족은 트리플러가 소년을 살린 것에 크게 감사하며 소년이 앞으로 약물 남용 상담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