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기사

국방 경제

전략적 경쟁을 위해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할 때

알프레드 오얼러(Alfred Oehler) 박사/대니얼 K 이노우예 아시아 태평양 안보 연구소 사진: AFP 통신/GETTY IMAGES

국방 경제의 정의는 ‘다양한 국방 우선순위의 예산을 어떻게 하면 최적화해 할당할 수 있을 것인지의 개념’에 더 이상 국한해서는 안 될 것이다. 전략적 경쟁 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제한된 예산 내 선택을 강조하는 정적 프레임워크를 벗어나야 할 때가 왔다. 이와 같은 생각을 가진 국가들은 더욱 광범위하고 역동적인 개념을 수용해야 한다. 즉, 취약점을 관리하면서 전략적 일치와 진화하는 경제 관계 및 장점의 활용을 강조하여 적대국에 대해 경쟁 우위를 확립해야 한다.

이제껏 국방 경제라는 주제를 예산 최적화 관점에서만 봐온 것은 아니다. 제1차 세계대전, 제2차 세계대전은 물론 냉전 시대를 되돌아보면 당시에는 이보다 광범위한 국방 경제 개념이 적용됐다. 물론 순수한 경제적 독립은 드물었고, 경제, 금융, 기술 흐름 전반에 걸친 수렴과 통합 정도는 오늘날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었다. 20세기 3분기까지만 하더라도 “국가” 경제의 존재를 외부 상황에 대한 다양한 수준의 차단벽을 갖춘 비교적 불연속적이고 독립적인 개체로 보는 것이 여전히 합리적이었다. 경제학자들이 전략적 경쟁을 논의할 때, 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체계적인 경쟁에서 국가 자산과 강점을 주로 활용한 국가와 국가 간의 대결을 생각하는 것이 타당했다. 이 모델에서 국방 경제는 국가 경제력을 조율하여 적대국을 압도하는 것이 전부였다.

은행원이 100위안화권과 100달러권을 세고 있다.

하지만 냉전이 끝나자 모든 것이 바뀌었다. 예산 감독관들은 한순간에 전략적 경쟁과 그 안에서 경제의 역할에 대한 개념을 잃었다. 대신, 평화 분담금 상환에 대한 논의가 이어지면서 재정 논의는 국방 예산 규모에 집중됐다. 국제 평화 유지와 기타 임무에 대한 활동이 증가하면서 국방 예산을 재편성하여 이러한 새로운 임무를 추구하는 분석의 중요성이 커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방 경제는 예산 결정 및 적절한 국방 분배에 대한 거시적 차원은 물론 특히 미시적 차원에서, 우선순위를 다투는 국방 예산 관리와 관련된 결정을 지원하는 정보 기반 논의 분야로 이해되기 시작했다. 비극적인 9/11 사건과 이후 테러와의 전쟁으로 이러한 경향이 더욱 부각됐다. 이렇게 긴박하고 경쟁적인 상황에서 어떠한 수준의 국방 지출이 적정한가? 인도주의적임무, 평화유지 지원, 국가 건설, 테러 대응, 기타 다양한 요건에 대해 어떻게 지출하는 것이 적절할 것인가?

냉전의 종식 후 새로운 논의가 필요했다. 세계화가 대두되고 국가 간 장벽이 점차 무너지면서 경제, 금융, 기술 흐름이 빠르게 변하고 국가 경제가 점차 외부 영향력에 노출되는 시대가 열렸다. 피터슨 국제 경제 연구소는 세계화를 “상품 및 서비스의 국가 간 무역, 기술 그리고 ‘투자, 사람, 정보의 흐름’에 의해 유발된 세계 경제, 문화, 인구의 상호의존성 강화”라고 정의한다. 보다 구체적인 차원에서 애플, 아마존, 월마트 같은 대기업을 생각해볼 수 있다.

냉전 종식의 가장 큰 상징 중 하나는 독일 베를린 장벽의 철거였다. 냉전 종식으로 적대국이었던 국가의 경제를 연결하는 전략적 경쟁 시대가 도래했다.

이들의 기술, 운송, 물류 혁명으로 국가 경제 개념은 사실상 완전히 폐기됐다. 전략적 경쟁이 무엇인지, 또 그로 인해 국방 경제가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변화할 것인지 질문할 적절한 시기가 있었다면 바로 그때였을 것이다. 국가 경제력이 점차 질적으로 다른 형태를 갖게 되면 국가는 어떻게 전략적으로 경쟁해야 하는가? 결정적인 경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국방 경제의 개념은 어떻게 발전하고 있는가?

이 질문에 답할 기회는 냉전이 끝나면서 사라졌다. 하지만 현재 세계는 미래 기술처럼 보였던 것이 우리의 일상 생활 방식에 혁명을 일으키고 있는 4차 산업 혁명의 문턱에 있다. 인도 태평양 지역과 전 세계의 파트너는 특히 경제, 금융, 기술 관계에서 일어나는 빠른 변화를 따라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파트너국은 전략적 경쟁에 관심을 돌리면서 앞으로 직면하게 될 도전을 다시 생각해야 한다. 저명한 영국 경제학자 존 메이너드 케인스(John Maynard Keynes)가 말했듯이 “자신이 지적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실용적인 사람은 보통 한물 간 경제학자의 노예다.”

그렇다면 국방 경제의 재구성된 비전은 어떤 모습일까? 아마도 제2차 세계대전과 냉전에서 힌트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미국의 경우 실질적 과제에 가장 가까웠던 것은 다름아닌 제2차 세계대전과 냉전이었다. 이러한 과제를 해결하려면 국가를 지키기 위한 계획, 조정, 동원에 특별한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한 노력을 이끄는 것은 전략적 우위를 부여하는 데 있어 경제력의 중심 역할을 인식하는 중요한 분석 프레임워크다. 이 모든 논의, 프레임워크, 개념, 광범위한 사고 방식을 재검토하여 의도적으로 경제력을 결집하고 전략적 우위를 창출해야 한다.

한국 서울 KEB 하나 은행의 트레이딩실이 세계 경제의 국제적인 연결 고리를 보여주고 있다.

또한 논의는 과거가 현재 과제와 미래 상황에 꼭 적용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유념하고 진행해야 한다. 일례로 맥락이 전혀 다르다. 지금은 적대 관계에 있는 나라들도 경제는 깊게 통합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권력 기반은 변했고, 산업이 아니라 기술과 지적 무형물에 더 많은 관련을 갖게 되었다. 마지막으로 중요한 것은 경제력의 중심이 국가를 벗어나 경제 전반의 비국가 주체로 옮겨가고 있다는 점이다. 사실 이러한 변화는 그 특성상 국제적이기 때문에 더욱 복잡하며, 재개념화된 국방 경제 분야에서 동맹국, 파트너와 협력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파트너국은 어떻게 이러한 요소를 통합하여 각 섹터, 주체, 강점, 역량의 합을 확대하고 결정적인 영향력을 투사할 수 있을 것인가? 이는 국방 경제의 과제임에 틀림없다.

국방 경제에 대한 이러한 설명에 불편함을 느끼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어쩌면 전시의 국가 통제 경제처럼 들릴 수도 있을 것이다. 많은 적대국이 실행하는 일종의 통제 경제를 단순히 따라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러한 의구심은 근거가 분명하며 균형을 제공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 파트너와 동맹은 이러한 재정의에서 자유 민주주의 가치를 수호하고 국가 및 국제 맥락에서 법치에 대한 의지를 유지해야 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이는 국방 경제의 재정의가 전략적 경쟁에 가져올 수 있는 더욱 중요한 기여 중 하나가 될 수 있다. 예산 관리 도구라기보다 자유 민주주의 가치에 기반을 둔 경제력으로 개념화하는 이러한 국방 경제 관점은 취약한 독재 기반과 차별화되는 강력한 대안을 제공한다. 현재 전략 경쟁에서 결정적인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경제력을 집중하는 도구로서 국방 경제를 보는 새로운 관점은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도 태평양을 보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알프레드 오얼러(Alfred Oehler) 박사는 대니얼 K 이노우예 아시아 태평양 안보 연구소의 경제 교수로서 동남아시아와 태평양 섬 국가를 전문으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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