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의  ‘쓰레기 학교’

캄보디아의 ‘쓰레기 학교’

캄보디아인이 운영하는 한 학교에서 어린이들이 재활용 쓰레기로 수업료를 지불하고 있다.

기사: AFP 통신
사진: AFP/GETTY IMAGES

폐타이어, 플라스틱 물병, 기타 재활용품으로 만들어진 건물에 앉아 캄보디아 학생 로에운 번톤(Roeun Bunthon)이 영어 시간에 필기하고 있다. 이 학교는 수업료를 돈이 아닌 쓰레기로 받고 있다.

이 덕분에 거리에서 구걸하던 번톤 같은 가난한 아이들이 컴퓨터, 수학, 언어 수업을 듣고 재활용 없이 오염으로 악명 높은 캄보디아에서 쓰레기 줄이기의 중요성을 배울 수 있게 되었다.

버려진 물병 뚜껑으로 수업료를 지불한 번톤은 “구걸을 그만뒀다. 새로운 기회를 얻은 것 같다”고 말했다.

코코넛 학교 학생들이 공원에 버려진 플라스틱 물병과 다른 재활용 쓰레기를 모으고 있다.

숲이 우거진 국립공원에 위치한 코코넛 학교는 재활용 쓰레기로 지어졌다. 이 학교는 전직 호텔 매니저로서 쓰레기가 없는 캄보디아를 꿈꾸는 “쓰레기 인간”이란 별명을 가진 오욱 반데이가 세운 것이다.

65명의 아이들이 공부하는 이 학교의 교실 벽은 도색한 자동차 타이어로 만들어졌으며 입구는 화려한 병 뚜껑만으로 만든 캄보디아 국기로 장식되어 있다.

이 쓰레기 대부분은 학생들이 수업료로 가져온 것이다.

2017년 프놈펜에서 서쪽으로 약 115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문을 연 이 학교에서 반데이(34세)는 “쓰레기로 교실을 만들어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다. 아이들은 쓰레기를 유용한 방식으로 사용하는 것의 가치를 이해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2019년에는 캄퐁스페우주의 가난한 농촌까지 교실을 확대하여 어린이 200명을 학생으로 받고, 플라스틱 물병으로 벽을 만든 새 유치원 교실도 열 계획이다. 그는 어린이들이 앞으로 환경홍보대사로 자랄 것이라고 낙관적으로 생각한다.

반데이는 “어린이들이 쓰레기 사용, 관리, 재활용을 이해하는 캄보디아의 새로운 활동가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반데이는 캄보디아를 여행하며 쓰레기로 덮인 관광지를 보고 영감을 받았다. 이 모습에 충격을 받은 그는 2013년 프롬펜에 시범 프로젝트를 세운 후 국립공원에 두 번째 학교를 열었다.

현재 캄보디아의 도시와 한때 목가적이었던 해변은 사람들이 아무 생각 없이 버린 비닐 봉지와 플라스틱 병들로 뒤덮여 있다. 반데이는 이런 캄보디아를 쓰레기에 대한 인식이 높은 나라로 만들겠다는 야심찬 비전을 갖고 있다.

오욱 반데이가 도색된 타이어로 벽을 세운 교실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캄보디아 환경부에 따르면 2017년 캄보디아에는 360만 톤의 쓰레기가 쌓였다.

네트 피크트라(Neth Pheaktra) 환경부 대변인은 쓰레기 중 불과 11퍼센트만 재활용되고 거의 절반이 소각되거나 강에 버려져 공해가 널리 퍼지고 있다고 말했다.

나머지 쓰레기는 쓰레기 매립장에 버려지기 때문에 캄보디아 내 매립장이 계속 커지고 있으며 이곳에서 발생한 메탄 가스는 화재를 일으키는 것은 물론 기후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이러한 암울한 상황에 자극을 받은 반데이는 코코넛 학교를 세웠다. 이 학교는 기부금과 자원봉사 교사들로 운영되며 국가가 운영하는 정규 학교에서 환경 교육을 거의 받지 못하는 어린이를 위해 교육을 제공한다.

또한 이 학교는 캄보디아 전역에서 대부분의 어린이들이 참여하는 방과후 프로그램에 참여할 경제적 여유가 없는 어린이들을 돕고 있다.

법에 따라 공공 교육은 무료지만 영어나 기타 과외 과목에 대한 “보충” 수업은 학교와 장소에 따라 수업당 미화 5달러에서 수백 달러까지 추가 비용이 든다. 이는 연평균 소득이 미화 1400달러 미만인 캄보디아 사람에게 터무니없이 비싼 투자일 수 있다.

오지의 가난한 가족이 가계 소득을 높이기 위해 아이들에게 구걸을 시키기는 상황에서 이들에게 추가로 돈을 들여 아이들에게 보충 수업을 시키라고 설득하기는 어렵다. 반데이는 그의 학교에서 이러한 관행에 종지부를 찍고 싶어했고, 이미 일부 효과를 거두었다.

구걸을 했던 10살의 순 스레이도(Sun Sreydow)는 “영어 선생님은 내게 돈을 구걸하거나 도박하라고 시키지 않는다”며 “기쁘다. 커서 의사가 될 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