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신 매매

인신 매매

지역 내 국가들이 인신 매매 근절을 위한 법과 프로그램을 실행하고 있다

포럼 스태프

인도 태평양 지역의 인신 매매 관련 기록에는 명암이 교차한다. 북한과 버마 등 최악의 인권 국가도 있는 반면 최근 여러 국가는 인권 범죄에 대응하는 법과 프로그램을 실행하면서 성공도 거두고 있다.

미국 국무부의 2018년 인신 매매 보고서는”인신 매매는 세계적인 현상으로 예외인 나라가 없다”며 “현대 노예 제도의 피해자들은 전 세계 모든 지역에서 강제 노동에 시달리거나 현실 및 인터넷상에서 성매매로 착취당하고 있다. 문제의 심각성이 큰 만큼 전 세계 지도자들이 힘을 모아종합 대책을 마련함으로써 국경을 초월하는 이 같은 범죄에 협력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결론 내렸다.

은밀히 진행되는 인신 매매의 속성, 정부 조치의 변화, 보고 체계의 통일성 부족 때문에 인신 매매 관련 데이터는 해마다 변동이 크다. 하지만 대부분의 데이터에 따르면 전 세계 인신 매매 피해자는 약3600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이들중 거의 3분의 2가 인도 태평양 지역에 관련되어 있다.

렉스 틸러슨(Rex Tillerson) 전 미국 국무장관은 2017년 인신 매매 보고서를 발표하며 “인신 매매는 우리 시대에 가장 비극적인 인권 문제 중 하나다. 가족을 갈라놓고, 세계 시장을 왜곡하고, 법치를 훼손하고, 또 다른 국제 범죄를 양산하며, 국민 안전과 국가 안보를 위협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인간의 자유와 존엄성을 빼앗는다. 따라서 인신 매매의 재앙을 반드시 종식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여러 다자 및 지역 조직이 공감대를 형성하고 인신 매매 근절을 위한 공통 목표, 의제, 규정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예를 들어 아세안은 2017년 3월 여성 및 어린이를 중심으로 한 인신 매매 근절 아세안 컨벤션에 법적 집행력을 부여함으로써 지역과 하위 지역 차원에서 연구 및 데이터 수집 방법을 표준화하기 위해 협력했다.

아세안 컨벤션은 이 지역이 인신 매매 예방, 피해자 보호, 범죄자 기소 및 처벌, 지역/국제적 협력 및 협조 분야에서 안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회원국들이 국제적 의무는 물론 국내법과 정책상 실행할 수 있는 구체적인 조치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아세안 컨벤션은 인신 매매 문제, 인신 매매 예방에 필요한 사법 기관 및 기타 담당자의 역량 구축, 인신 매매 차단에 필요한 국경 협력 강화와 첩보 및 정보 공유에 대해 사회 전 부문을 교육할 수 있도록 인식 캠페인을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여성 및 어린이를 중심으로 한 인신 매매 근절 아세안 실행 계획은 “아세안 국가 중 일부는 인신 매매의 목적지이고 일부는 출발지이자 경유지”라며 “출발지, 경유지, 목적지 여부에 따라 해당 회원국의 과제, 국가적 우선 순위, 전략이 달라진다. 그러나 인신 매매를 예방하고 근절해야 한다는 데에는 모두 공감하며 그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비 마이 프로텍터

2018년 4월에는 말레이시아 비정부 단체 두 곳이 인신 매매 의심 사례 신고용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최초로 공개했다. “비 마이 프로텍터(Be My Protector)”라는 이 애플리케이션은 인신 매매의 피해자, 또는 잠재적 피해자를 발견한 사람이면 누구나 사진과 상황을 업로드하고 심각성 수준을 표시할 수 있게 되어 있다.

그 후에는 애플리케이션 개발 조직인 테나가티나와 체인지 유어 월드가 신고 접수 24시간 이내에 먼저 조사를 시작하고 필요에 따라 세부 정보를 경찰과 기타 관계 기관에게 제공하게 된다. 애플리케이션 개발자들은 2018년 말까지 다운로드 횟수 10만 회,2023년까지는 100만 회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편 말레이시아 정부는 지난 수 년에 걸쳐 인신 매매 용의자들의 기소를 늘렸다. 베나르 뉴스에따르면 2015년 26건, 2016년 131건에 불과했던인신 매매 기소 건수는 2017년 282건을 기록했다.

이처럼 정부의 인신 매매 근절 노력이 강화되면서 말레이시아의 2017년 등급 역시 전년도 보고 기간과 비교해 2등급으로 올라갔으나 2018년 보고서에서는
2등급 주의 목록으로 약간 하향 조정됐다. 두 보고서는 모두 말레이시아가 인신 매매 피해자를 찾아내고 보호하는 데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베나르 뉴스는 한나 여(Hanah Yeoh) 셀랑고르주 의회 전 대변인이 “이주 노동자가 많기 때문에 큰 문제다. 인신 매매 피해자 문제에 어떻게 접근하느냐에 따라 말레이시아에 대한 국제 사회의 평가도 바뀔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정부 관계자들은 이러한 관심을 바탕으로 꾸준히 상황을 개선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당국은 미국이 마련한 최소 인신 매매 기준을2020년까지는 완전히 준수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고아원 관광 근절

동남아시아 어린이들은 기부금을 노린 사기 수법의 일환으로 종종 집에서 고아원으로 버려지곤 한다. 이는 일명 “고아원 관광”으로 알려져 있으며, 호주를 비롯한 각국은 이제 더 이상 문제를 방치해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린다 레이놀즈(Linda Reynolds) 호주 상원의원은 “이 지역에문제를 일으킨 만큼 이제는 다른 나라들과 협력하여 문제를 고칠차례”라며 “함께 해법을 마련해야 하며 더 이상 방관할 수는없다”고 말했다.

이러한 어린이 피해자들은 종종 부모에 의해 버려지며 기부금 등 각종 지원을 구걸하는 고아원 관광 사기에 이용된다. 로이터에 따르면 호주는 그동안 이 같은 지역 내 고아원에 가장 많이 기부하는 나라 중 하나였다.

줄리 비숍(Julie Bishop) 호주 전 외교부 장관은 “대부분 청년과 학생인 호주 자원 봉사자들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인신 매매에 가담하여 2000 호주달러 이상을 지출한다”며 “지역 내 어린이들의 불행이 가중되기를 바라지 않는다. 이 재앙을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호주는 “스마트 자원 봉사” 캠페인을 통해 국민들에게 해외 고아원에서 진행되는 비숙련 단기 자원 봉사 활동에 참가하지 말도록 당부하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캄보디아에서는 고아원 수가 늘고 있으며 그 주원인은 사기라는 것을 모른 채 좋은 목적을 위해 기부한다고 생각하는 호주 등 여러 나라의 국민들이다.

유엔 통계에 따르면 캄보디아 고아원에서 지내는 어린이 네 명 중 약 세 명은 적어도 한 명의 부모가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비숍 장관은

“최악의 고아원들이 돈을 노리고 어린이들을 수용, 착취하고 있다. 고아원은 어린이들에게 마지막 수단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호주 국민도 인신 매매로부터 완전히 안전한 것은 아니다. 호주 내무부 관계자들은 최대 4000명의 호주 국민들이 세계 각지의 광산, 공장, 사창가, 건설 현장, 농장 등에서 현대판 노예로 착취당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한다.

호주의 9 뉴스에 따르면 알렉스 호크(Alex Hawke) 호주 내무차관은 “인신 매매는 심각한 범죄 및 인권 유린일 뿐만 아니라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재화와 서비스에 연결되어 있다”고 말했다.

2018년 6월 28일에는 현대 노예 방지법안 2018이 호주 의회에 제출됐다. 이 법안이 통과될 경우 영연방법상 범죄로 규정된 현대 노예 관행에 대한 신고가 늘 것으로 예상되나 미신고에 대한 벌금은 부과되지 않는다.

공동 대응

관계 당국은 필리핀 앙헬레스가 동남아시아 인신 매매의 중심지라고 파악하고 있다. 경찰, 검사, 기타 정부 기관 및 비정부 단체는 주민들이 인신 매매 피해자가 되지 않도록 주의하고 잠재적 피해자를 파악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합동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마닐라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인신 매매 방지 자선 단체 비사얀 포럼 재단의 설립자 겸 재단장인 세실리아 플로레스 오에반다(Cecilia Flores-Oebanda)는 “인신 매매의 고리를 끊으려면 적극적으로 예방 활동에 집중해야 한다”며 “긴급 단속 및 구조 활동을 많이 펼쳤으나 아직까지는 문화가 바뀌지 않고 있다. 사람들이 인신 매매의 심각성을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필리핀은 인신 매매 근절 노력에 대해 미국 정부의 인신 매매 보고서로부터 2년 연속 최고 등급을 받은 유일한 인도 태평양 국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6년 워크프리 재단의 2016년 글로벌 노예 지수에 따르면 거의 40만 명, 즉 필리핀 인구 250명 중 1명이현대 노예의 피해자다.

인신 매매 방지 활동에서는 피해자들도 나서 다른 피해자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

구세군 인신 매매 방지 캠페인에 참가하고 있는 일부 생존자들은 교육, 훈련을 받고 일자리를 얻어 삶을 되찾음으로써 다른 생존자들에게도 모범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어렸을 때 성매매 업소에 팔렸다가 구조되어 운동가로 활동 중인당(Dang)은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생존자 리더들은 자유의 여정을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고 앞으로 무엇이 가능한지 보여주는 모범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인도는 생존자들에게 의류와 가구 제작 일자리를, 미국은 조리와 프로그래밍 일자리를 제공 중이다. 이처럼 새 삶을 시작하는 생존자들에게 일자리를 찾아주려는 국가가 계속 늘고 있다.

인신 매매의 고리를 끊으려면 피해자, 정부, 비정부 단체, 지역 사회가 꾸준하고 지속적으로 연대를 강화해야 한다.

2018년 인신 매매 보고서는

“시장이 서로 연결되고 모바일 작업이 이루어지며 디지털로 통신하는 이 시대에 맞게 인신 매매범들은 더욱 새롭고 정교한 방법을 개발하여 피해자를 착취하고 있다. 인신 매매범들은 피해자들의 취약점을 파악하고 확대하는 데 특히 능숙하여 그들의 어려운 상황과 불안정성을 이용하고 예상치 못한 방법으로 정부 정책과 활동을 악용하곤 한다”며”국가 정책이 의도된 목적을 달성하는 데 아무리 효과적이라 하더라도 정부는 지속적으로 정책을 검토하고 시험하여 인신 매매범이나 다른 관련자들이 인신 매매에 기여하지 못하게 막아야 한다”고 결론 내렸다.

보고서는 그러한 조치가 없으면 인신 매매는 앞으로도 계속 번창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국무부 보고서는 “일부 국가에 의한 국가적 안보 및 지역 안정성 추구도 간접적으로 인신 매매를 가능하게 할 수 있다. 때로는 정부가 군대와 무장 단체를 지원하고 합동 작전을 펼치는 과정에서 의도하지 않게 이들에게 대원 강제 모집, 어린이 모집 및동원 또는 성착취를 통해 국민들을 착취할 기회를 주는 경우도있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이어 “군대와 무장 단체를 지원하는 정부는 그러한 조직이 어떻게 활동하고 정부 자원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철저히 파악해야 한다. 정부는 국민들에게 악용 사례를 신고하도록 독려하고 신고 내용을 투명하게 검토하는 절차를 마련하는 동시에, 범죄자를 기소하고 해당 단체에 대한 지원과 협력을 종료하는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