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기사

평화 쟁취

필리핀 국내 평화 및 안보 계획인 바야니한을 바탕으로 민간, 정부, 군이 협력을 강화하여 반군과 싸우고 있다

엠마누엘 T 바우티스타 대장(예편)

필리핀은 오랫동안 반군에 대응하면서 많은 교훈을 얻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반군 문제가 다면적이고 복잡하기 때문에 종합적인 접근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국가 차원에서 해결책을 찾기 위해 노력해야만 이 문제에 성공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필리핀 국내 평화 및 안보 계획이 추진하는 것으로, 이 계획은 평화와 안보를 달성하기 위한 이해당사자 사이의 공통 안보 개념이다. 이 계획은 바야니한이라 불리는데 이는 특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협력하는 공동체의 단결 정신을 의미한다.

바야니한은 과거 전략과 여러 가지로 차별화된다. 먼저, 바야니한은 다양한 이해당사자가 공유하고 공동 작성하는 개방형 문서로서 중앙 및 지방 정부 기관, 비정부 단체, 전 국민이 계획부터 실행 및 평가 단계까지 참여했다. 둘째, 바야니한은 평화를 달성하는 데 군사 작전의 수행을 중요시하며 이것이 단순히 적을 무찌르는 것보다 중요함을 강조한다.

2017년 7월 필리핀 남부 마라위의 주 전투 지역으로 진격하는 가운데 필리핀 해병대가 적 저격수의 사거리 내 수색을 마친 거리를 순찰하고 있다. GETTY IMAGES

이를 위해 바야니한은 낡은 프레임워크에서 벗어나 비전투적 변수를 분석함으로써 국가 평화와 안보에 대한 위협에 대응한다. 셋째, 바야니한은 정부의 종합적 평화 프레임워크를 따른다. 바야니한이 필리핀군(AFP)의 단독 계획이 아니라고 해서 진공 상태에 있는 것은 더더욱 아니며 국가의 평화, 안보, 개발 정책에 부합하도록 진행되고 있다.

필리핀은 3대 주요 위협 단체를 지목했다. 첫째, 필리핀 공산당/신인민군(NPA)/민족민주전선(CNN)은 민주주의 정부 전복과 공산주의 정부 수립을 목표로 하고 있다. 둘째, 분리주의 단체인 모로 이슬람 해방 전선(MILF)은 공화국에서 분리 독립하여 별도의 이슬람 국가를 세우는 데 목적이 있다. 마지막으로, 테러 단체인 아부 사야프 그룹(ASG)은 몸값을 노린 납치로 악명이 높다.

전략적 최종 상태

바야니한 아래 AFP는 “필리핀 국민이 지속 가능한 발전과 평화가 유지되는 환경을 수립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지원 작전을 펼쳐 평화를 쟁취하는 것”으로 임무를 재정립했다. “지원 작전”이란 용어는 AFP가 바야니한을 바탕으로 담당하는 역할을 강조하기 위해 사용됐다. 이처럼 재정립된 임무에서는 반군에 대한 대응을 민간 정부가 주도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즉 국내 무장 위협의 역량이 더 이상 국가 안정을 위협할 수 없는 수준으로 축소되고 민간 정부가 필리핀 국민의 안전과 안녕을 보장할 수 있는 최종 상태를 추구하는 것이다. 이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은 다음과 같다.

  • 평화 협상 과정의 성공에 기여한다.
  • 강력한 민주 민정 통치 아래 전문적인 군대를 보유한다.
  • ASG와 이들을 추종하는 무장 위협 단체를 타도한다.
  • NPA, MILF, 기타 무장 위협 단체와의 분쟁을 해결하는 데 기여한다.
  • 민간 정부가 국민들의 안전과 안녕을 책임지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기여한다.
  • 개발, 환경 보호, 재해 위험 감소, 사법 활동을 지원한다

무장 위협 단체의 수단과 동기는 그 유형이 다양하기 때문에 섬세하게 접근해야 한다. ASG의 경우, 테러리스트와는 협상하지 않는다는 정책 때문에 바람직한 최종 단계는 ASG의 확실한 소탕이다. CNN의 경우, AFP의 프로그램은 반군이 무장 투쟁을 포기하고 궁극적으로 평화 협상에 참여하게 하여 무장 투쟁의 의미를 잃게 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한편 MILF 분리주의 그룹의 경우에는 필리핀 헌법의 범위 내에서 정치적 협상을 타결하는 것이 최종 상태다.

바야니한 개념

바야니한의 새로운 작전 수행 패러다임은 “적을 무찌르기보다 평화를 쟁취하는 것”이다. AFP는 위협 단체의 무장 역량을 줄인다는 중간 목표를 넘어서 국민들의 삶과 안녕에 장기적으로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바야니한은 진정한 평화를 쟁취하기 위해 국가적 접근법과 사람 중심 접근법, 이 두 가지에 기반을 둔다.

국가적 접근법은 평화와 안보를 추구하기 위해 모든 이해당사자에게 적극적인 참여와 개입을 요구한다. 이것은 군사적 해법만으로는 국내 평화와 안보 문제 해결에 불충분하다는 인식에 기반한다. 바야니한은 안보 개념을 보안군과 정부 기관뿐만 아니라 비정부 단체와 기타 사회 분야 사이에서도 공유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바야니한은 평범한 시민이라도 평화와 안보 달성에 크게 기여한다고 가정하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AFP의 역할은 상대 당사자와 파트너를 자문과 대화에 적극 참여시키고 파트너십을 구축하며 폭넓은 평화 및 안보 지지층을 만드는 데 있다.

2017년 7월 마닐라 동쪽 시에라 마드레 산악 지방에서 신인민군 게릴라가 정렬해있다. AFP/GETTY IMAGES

사람/인간 중심 안보 접근법은 국민의 안녕을 군사 작전의 중심에 둔다. 인간 안보라는 넓은 프레임 안에서 인권을 우선으로 하고 국민의 필요와 현실에 바탕을 둔 안보 및 안전을 증진하기 위해 방법을 모색한다. 평화를 쟁취하는 최종 목표는 바로 국민 보호다. 인간 안보 개념은 경제, 식량, 보건, 환경, 개인, 사회, 정치 등 여러 요소로 구성되어 있는 만큼 모든 정부 관료, 민간 분야, 시민 사회가 함께 실행해야 한다.

모든 군사 작전은 두 가지 중요한 전략적 원칙에 따라 진행된다. 첫째는 이상적인 인권, 국제 인권법, 법치를 지키는 것이고 둘째는 모든 이해당사자들이 국내 평화와 안보를 추구하는 데 적극적으로 기여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전략적 원칙은 AFP 활동의 근간을 이루고 있다. 먼저 AFP는 모든 무장 분쟁의 영구적이고 평화로운 종식에 기여하며 이에 따라 평화 협상 과정을 최우선으로 추진하되 지역 내 안보 상황상 필요한 경우에만 군사력을 동원한다. 더불어 AFP는 정부가 적대 행위 중단이나 군 활동 중지를 약속하는 경우 이를 준수하고 있다.

둘째, AFP는 평화 협상 과정을 최우선으로 하는 동시에 군사 작전도 강화한다. 오늘날 합법적인 군사 작전은 부수적 피해를 철저히 배제하면서 위협 단체의 무장 요소를 해체하는 데 집중하고 있으며, 단체마다 특성과 추구하는 최종 상태가 다르기 때문에 각기 다른 방법을 적용하고 있다.

CNN이 무장 투쟁을 포기하고 협상 테이블로 복귀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으로 압박해야 한다. 압박은 물리적인 형태와 사회적인 형태로 가능하다. 물리적 압박은 정보 기반 전투 작전 그리고 이를 보완하기 위한 사법 활동 및 기소를 통해 행사할 수 있다. 한편 사회적 압박은 다양한 이해당사자를 통해 무장 투쟁이 정치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 용납될 수 없다는 인식을 확산시키는 것이다. 압박을 가하는 동시에 반군들이 무기를 내려놓고 주류 사회로 돌아갈 수 있는 적절한 메커니즘도 마련해야 한다.

MILF의 경우에는 신뢰할 수 있는 억제력을 확립해야 정치적 타결을 이룰 수 있다. 다시 말해서, 협상을 통해 합의에 이를 때까지 MILF가 계속 평화의 길을 걷게 하는 것이다. 신뢰할 수 있는 억제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AFP가 준비 태세를 갖추고 MILF가 무장 투쟁 회귀를 시도할 경우 합법적인 무력을 통해 단호히 응징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

ASG의 경우에는 이들을 고립시키고 군대를 정밀하게 투입해야 확실하게 소탕할 수 있다. ASG를 고립시키려면 이들의 만행을 널리 알려 현지 및 국제 이해당사자들로부터 폭넓은 비난을 이끌어내야 한다. ASG가 해외의 지원이나 영향을 받지 못하도록 현재 여러 조치가 시행되고 있으며, 더불어 ASG가 다른 국내 무장 위협 단체와 접촉하지 못하도록 단절시켜 극단화를 방지해야 한다. 대중들이 ASG에게등을 돌리게 만들어야 이들이은신처와 지지를 잃게 된다.

2017년 5월 필리핀군 참모총장 겸 계엄 사령관 에두아르도 아노 대장(오른쪽)이 군 기지 방문 중 고위 군 관계자 및 국방 장교들과 주먹을 쥐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AP 통신

셋째, 지역 사회 기반 평화 및 개발 노력을 지원하는 것이다. 이러한 활동은 분쟁으로 영향을 받은 지역에 초점을 맞추어 안전을 보장하고 평화와 개발을 실현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국가적 접근법에 따라 AFP의통치 지원 프로그램은 정책 응집력과 일관성을 중심으로 국가 차원에서 민중 차원으로 진행된다. 이러한 조치는 관련 이해당사자와 협력하여 군사 및 비군사적 조치를 통해 반군에 종합적으로 대응한다는 신뢰성을 주며, 근본적인 목적은 급진화를 유발하는 핵심 사안을 충실히 파악하고 처리하는 것이다.

넷째, AFP는 성공적으로 계획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성실한 조직 개혁이 필수라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 따라서 AFP는 역량 개발, 전문화, 이해당사자의 AFP 프로그램 참여를 위한 보안 분야 개혁 목표에 따라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AFP는 이처럼 필요한 개혁을 추진함으로써 조직 효율을 강화하고 국내 평화와 안보를 위협하는 세력에 맞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다.

성과

바야니한을 6년간 진행하면서 여러 유무형의 성과를 거두었다. 먼저 MILF와의 협상을 통해 정치적 타결을 이루었다. 이제 남은 것은 합의 사항을 법제화하는 것이다. 바야니한은 또한 CNN의 영향을 받은 77개주 중 68개가 평화를 달성하고 추가 개발 준비가 됐음을 선언하는 데 기여했다. 즉 상황이 정상화되고 이제 민간 정부가 현지 국민의 안전과 안녕을 책임질 수 있게 된 것이다. 한편 ASG의 경우에는 지속적인 고립을 통해 확실한 소탕을 위한 준비를 갖추고 있다.

무형의 결과로는 필리핀 내 평화 지역이 늘고 있고, 군의 전문성과 크게 개선된 인권 기록 덕분에 국민들의 군에 대한 인식이 변했으며, 국민들이 군과 군 작전을 지지하게 되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바야니한 경험을 통해 얻은 중요한 교훈은 다음과 같다. 첫째, 반군에 성공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핵심은 보안군의 준비 태세다. 군대는 새로운 패러다임 아래 새로운 역할을 수행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군이 반군에 성공적으로 대응하려면 조직 개혁을 통해 도덕적 우위를 차지해야 한다.

2017년 11월 마닐라 근처 파사이시의 필리핀 공군(PAF) 본부에서 열린 복귀 환영 행사 중 마라위에 파병됐던 필리핀 공군 대원들이 행진하고 있다. 로이터

둘째, 이해당사자 사이에 강력한 개입과 협력이 필요하다. 협력의 시너지 효과가 없다면 바야니한은 단순히 계획에 머물게 된다. 공통된 안보 개념을 형성해야 모든 이해당사자가 책임을 공유할 수 있고 이를 통해 국가 차원의 단합된 역량을 활용하여 반군의 근본 원인을 처리할 수 있다. 이를 달성하는 데에는 우수한 통치와 민간 리더십이 핵심이다.

바야니한이 의미 있는 영향력을 발휘하려면 지속적으로 실행되어야 한다. 정책과 전략을 장기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하는 것이다. 민간과 군 리더십이 바뀌더라도 계획은 꾸준히 실행돼야 한다.

최근 세계 곳곳에서 일어난 위기는 위협이 한 나라가 처리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나 글로벌 차원으로 확대됐다는 것을 보여준다. 현지 위협 단체와 국제 테러리스트가 연계되면서 국내 반군의 역학도 바뀌었다. 안보 우려를 종합적으로 처리하려면 정부, 국제 및 지역 조직, 민간 사회 사이의 협력이 더욱 강화돼야 한다. 국가들은 공통된 이해와 목적을 갖고 국제 사회로서 단결해야 한다. 다양한 안보 위협이 글로벌 문제로 진화함에 따라 세계화된 위협에 대응할 수 있는 패러다임도 필요하다. “글로벌 바야니한” 개념이 필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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