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기사

말레이시아의 대테러 활동

폭력적인 극단주의를 막기 위해서는 종합 접근법으로 근본 원인에 대처하고 효과적인 전략을 실행해야 한다

엘리나 노어사진 제공: AP 통신

지난 3 년 동안 말레이시아 경찰 (RMP) 은 테러 관련 혐의로 250 여 명을 체포했다.

2016 년 한 해에만 115 명이 체포됐으며 이는 2015 년의 82 명에 비해 40% 증가한수치다. 2014 년 체포자 수는 59 명, 2013년에는 4 명에 불과했다. 또한 경찰은 이 기간 동안 공격 시도를 14 차례 차단했다.

하지만 2016 년 7 월 한 명이 엄격한 단속을 뚫고 쿠알라룸푸르 외곽 나이트클럽에수류탄을 던져 8 명이 부상당했다. 경찰은처음에는 이 사건이 테러 공격이 아니라고부인했지만 나중에 말레이시아 최초의 이라크 시리아 이슬람 국가 관련 폭탄 테러라고 확인했다.

최근 말레이시아의 테러리스트 상황대부분이 다에시로 알려진 ISIS 와 시리아및 이라크 내 동조 세력에 집중됐지만테러리스트 위협 자체는 말레이시아역사만큼 오래됐다. 1957 년 독립 후두 차례에 걸쳐 총 30 년 동안 국가 비상 상태를 선포한 공산주의 테러리스트를 제외하고도 RMP 는 다양한 이념적 명분을 내세우는 수많은 테러리스트 단체를감시하고 있다. 이들은 타밀 엘람 해방 호랑이와 바바르 칼사 인터내셔널 같은 분리주의자 단체부터 다룰 이슬람과 제마이슬라미야 같은 지역 단체까지 다양하다.

군인들이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의 주요 쇼핑 지역을 지키고 있다.

ISIS 와 유사 단체들은 테러리스트 위협 환경이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말레이시아의 경우 이는 네 가지 경향에서명백히 드러난다. 다양한 인구 계층에 대한어필, 자살 테러, 자치권, 그리고 상대적으로 단축된 모집 과정이 바로 그것이다.

1980 년대 아프가니스탄과 1990 년대 보스니아는 말레이시아 남성 전사들을 끌어들였으나 시리아는 여성과 가족들까지유인하고 있다. 시리아로 건너가 현재까지 살아있는 것으로 알려진 60 여 명의 말레이시아인 중 12 명이 여성이고 17 명이 어린이다 (남자 9 명, 여자 8 명). 이슬람 예언자 무함마드의 히즈라 전통에 따라 가족 전체가 생활을 완전히 정리하고 시리아로 이주한 것이다. 이들은 금욕주의 국가와 곧 다시 찾아올 이슬람 황금기의 약속을 꿈꾸고 있다. 특히 ISIS 는 시리아와 이라크의 실제 영토를 차지하고 통치하면서 실제 국가와 같은 기능을 하고 있다.

2017 년 1 월 기준으로 말레이시아 반군 약 20 명이 시리아에서 사망했다. 이 수치는 시간이 지나면서 높아질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놀라운 점은 말레이시아 출신 자살 폭탄 테러범이 이미 9 명이나 있었다는 것이다. 자살과 관련된 뿌리 깊은 종교적, 문화적 금기를 고려할 때 이처럼 기꺼이 자살하려는 태도는 말레이시아 무슬림들이 결국 이러한 금기를 깨고 심리적 맹신의 상태가 되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러한 태도의 일부는 절망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비아랍/유색 인종 전사들을 차별하고 허드렛일이나 시킨다는 여러 보고에서 유추해볼 때, 그곳의 말레이시아인들은 궁극적 희생을 통해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았을 것이다. 한편 이들이 자신의 행동이 살인이나 무의미한 자살이 아니라 순교로 인정되어 사후 천국을 보장 받는다고 믿었거나 적어도 희망했다는 설명도 있다.

단독 행동

말레이시아 경찰은 ISIS 조직이 아닌 자발적인 개인에 의한 위협이 더 위험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 점은 슈퍼마켓에서 칼을 사용해 여성을 인질로 삼은 청소년을 비롯하여 2016 년 말레이시아에서 ISIS 의 지시를 이행하기 위해 개인들이 행한 여러 시도에서 나타난다. 하지만 이들 중 얼마나 많은 수가 ISIS 로부터 영감을 받았고 얼마나 많은 수가 ISIS 로부터 직접 지시를 받았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말레이시아어 구사자로 이루어진 ISIS 산하 조직 카티바 누산타라의 동영상이 제작 후 몇 년이 지난 2016 년 공개되면서, 더 많은 개인 공격이 선동되고 혼란의 씨앗이 뿌려졌다.

대응 메시지

다른 많은 나라와 마찬가지로 말레이시아도 ISIS 와 같은 단체의 메시지에 대응하는 데 있어 내용과 범위 면에서 어려움을 겪어왔다. 2015 년 5 월 아흐마드 자히드 하미디 내무부 장관 겸 부총리는 체포된 100 여 명 중 75% 가 소셜 미디어를 통해 모집됐다고 의회에서 밝혔다. 이들 중 다수는 초범이었다. 시리아에 있는 말레이시아 반군은 무려 95% 가 소셜 미디어를 통해 모집됐다. 현장에서 직접 이루어지던 충성 서약, 즉 바이아를 이제 채팅 프로그램을 통해 인터넷에서 원격 실시할 수 있다.

말레이시아 경찰이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제 59 회 국가의
날 기념식 훈련 중 테러리스트 제압법을 시연하고 있다.

초기에는 동남아시아가 이러한 메시지에 신속히 대응하지못했지만, 이제는 호평을 이끌어 낸 말레이시아의 지역 디지털대응 메시지 커뮤니케이션 센터 (RDC3) 를 비롯하여 수많은 대응 내러티브 활동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활동을 평가하는 것은 시기 상조이며 대응 메시지 프로그램을 운영하는각국 정부는 대상 집단으로부터 신뢰를 얻지 못하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응 내러티브는 결국 메시지와 메시지 제공자에 대한 신뢰에 달려있다. 정부는 테러에 대응해야 하지만 대응 내러티브가 관리 기관 업무뿐 아니라 사법 기관 같은 운영 측면에도 초점을 두어야 한다는 주장이 강한 설득력을 얻고 있다.

기술적 도구

기술이 그 어느 때보다 급진화를 빨리 촉진한다는 것이 증명됐지만테러리스트가 하룻밤 사이에 생기는 것은 아니다. 개인들로 하여금 행동하도록 부추기는 온라인 네트워크는 거의 언제나 개인적인 경험과 외부 불만을 연계하는 복잡한 오프라인 생태계에 의해 구축된다. 말레이시아의 수감자 정보를 보면 전형적인 테러리스트 프로필에 들어맞는 자는 아무도 없다. ISIS 에서 영감을 받은 사람들은 다양한 직업, 교육, 인구 배경을 갖고 있다. 연령은 15 세에서 50 세 이상까지 다양하다. 이들 중에는 기계공, 군인, 종교 지도자, 고위 공무원, 인기 스타, 다큐멘터리 제작자도 있다. 일부는 아프가니스탄에서까지 활동한 오랜 경력의 강경 반군이다. 또 다른 사람들은 목적 의식, 모험, 구원, 또는 이 모든 것이 결합되어 급진화됐다. 많은 사람들이 국내나 해외에서 벌어지는 불의에 분노했다. 기술은 단지 이처럼 깊게 숨겨진 (종종 정치적인) 불만족을 증폭시킬 뿐이다.

인터넷에서 사라진 후 2016 년 초 시리아에서 사망할 때까지 아마도 말레이시아에서 가장 유명한 반군이었던 아흐마드 살만 라힘은 말레이시아의 정치 상황 그리고 버마, 팔레스타인, 기타 지역에서 동료 무슬림이 겪는 억압에 대해 깊이 분노했다. 그는 11 개 나라로 가서 이러한 불의를 직접 해결하려 했고 최종적으로 시리아에 도착했다. 그는 시리아의 특정 세력에 가담하기보다 자신을 신의 프리랜스 용병으로 보았다.

말레이시아의 테러리스트 단체 관련 역사는 민족주의를표방하든 종교를 내세우든 관계없이 모든 단체가 폭력을통해 정치적 변화를 일으키려 했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준다.

급진화, 극단주의, 테러리즘의 요인이 구조적이고 피상적이기때문에 효과적인 전략을 구사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사회전반의 다양한 이해 당사자를 참여시키고 결국 실질적이고
인지된 정치적 실패를 해결해야 한다. 대테러 전략이 반성적이기보다 반응적인 경우를 매우 자주 보게 된다. 질병 관련 속담처럼, 원인보다는 증상을 관리하고 치료하는것이 쉽다. 최근에는 폭력적인 극단주의를 예방하는 방향으로 메시지의 중심이 전환되어 근본 원인에 대처하기위한 포괄적이고 종합적인 전략이 제시되고 있다. 이것은 올바른 접근법이지만, 여기서는 용어 선택보다는 해당 전략의 실질적이고 효과적인 실행이 더욱 중요하다.

말레이시아의 대표적인 건물 페트로나스트윈 타워가 밤하늘을 밝히고 있다.

하지만 야수의 본질을 설명할 때에는 언어도 중요하다. 테러리즘의 정의에 대한 논쟁은 계속되겠지만 테러리즘의 본질은 결국 정치적 변화를 위한 폭력적인 범죄 수단이다. 이러한 정치적 특징으로 인해 다른 범죄와 차별화된다. 테러리즘은 범죄이기 때문에 군대를 동원한 전쟁이 아니라 무엇보다도 사법 기관과 정보 수단을 통해 기소해야 한다. 동시에 이는 정치 문제이기 때문에 폭넓은 정치적 해법이 필요하다.

종교가 테러리즘에 연계되어 있다는 점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 종교는 표면적인 역할에 불과하다. 종교가 테러리즘의 원인이 아니라면 (실제로 원인이 아니다) 종교를유일하거나 기본적인 해법으로 다루어서는 안 된다. 현 테러리즘을 급진 이슬람 테러리즘으로 부르거나 ISIS 형태의반군을 “지하디스트” 로 부르거나 자살 폭탄 테러범을 경솔하게 말레이어 “마티 지하드” (대략적으로 번역하면 순교, 직역하면 “지하드를 통한 죽음”) 로 부르는 것처럼, 현재의 테러리즘 흐름을 종교적으로 규정하는 것은 많은 차원에서 문제가 있다. 이것은 앞으로도 문제와 폭력이 끊이지 않고 일어나게 만들 확실한 방법이기도 하다. 이것은 통치의 구조적 약점을 인정하지 않은 채 테러리즘의 전면과 중심에 종교를 억지로 끼워놓는 것이다. 약점을 인정하면 정부는 불편한 진실과 인식에 직면해야 하며 이렇게 해야 할 이유가 없다는 것은 일면 이해가 된다. 또한 테러리즘을 종교적인 용어로 재정의하는 것은 게으르고 지적으로 정직하지 않은 방법으로 사회에 대한 어려운 질문을 던지는 것이다. 개인과 가족이 왜 편안한 삶을 버리고 훨씬 가혹한 환경에서 살기로 결정했는가? 청년들이 왜 삶 대신 죽음을 선택했는가? 모두가 당연하게 바라듯이 자신은 물론 타인을 위해 공포나 불공정을 걱정할 필요 없이 효과적이고 올바로 작동하며 정의를 구현할 국가를 원하기 때문인가? 비판적인 사고와 지적인 엄격성을 억압하면서 신뢰성을 따지지 않고 권위에 대한 맹목적인 충성을 보상하는 사회 제도에 실망한 나머지 그릇된 이상향 광고에 현혹되었기 때문인가? 마지막으로, 종교적 관점에서 테러리즘을 보는 것은 분열과 배제의 정책으로 이어진다.

앞서 알카에다가 그랬던 것처럼 ISIS 는 정치적 진공 상태에서 시작되어 퍼지기 시작했다. 이들 조직은 생존 위협에도 불구하고 능숙히 진화한다는 것이 증명됐다. 앞으로 이들이 어떠한 형태를 취하든, 핵심은 이들의 이념에 대한 효과적이고 체계적인 대응이다. 말레이시아, 동남아시아, 나머지 지역에 다양한 테러 요인이 존재하기 때문에 하나의 접근법만 있는 것은 아니다. 답을 찾기 위해 정부는 어떻게 하면 국민들이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변화를 일으키는 환경을 조성할지 자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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