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과 싸우는  인도 여성 농부들

전통과 싸우는 인도 여성 농부들

로이터, 기사 및 사진 제공

안잘리는 거의 평생을 농부로 살고 있다. 처음에는소작농 부모를 따라 일을 시작했고 이후로는 인도 북부 우타르 프라데시 주에서 남편과 함께 일하고 있다.

하지만 그녀는 지금까지 땅을 소유한 적이 없다. 모순되는상속법에 따라 그녀의 권리가 거부되었고 지역 사회의 엄격한풍습 때문에 그녀는 남자만이 땅을 소유할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 안잘리는 수 개월 동안 현지 공무원에게청원하고 여성의 토지 소유권을 부정하는 오래된 전통과 미신에 맞선 결과, 32 세의 나이에 주 정부 할당 토지의 공동 소유자로서 등기에 자신의 이름을 올리게 됐다.

성과 이름의 구분 없이 안잘리라고만 불리는 그녀는 타르데 마을 학교에서 열린 랜데사 단체의 토지 권리 인식 회의에서 “여자가 땅을 소유하는 것은 우리 관습이 아니었고 내가 땅을 갖게 될 날이 올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며 “내 이름으로 된 등기를 갖는 것은 내게 큰 의미가 있다. 땅에 대한 권리를 갖는다는 것이고 남편이 나를 내쫓거나 내 동의 없이 땅을 팔 수 없다는 것” 이라고 말했다.

인식 부족

공식 통계에 따르면 인도 농민 중 여성이 차지하는 비중은 3 분의 1 이 넘지만 여성의 토지 소유 비율은 13% 에 불과하다. 일자리를 찾아 도시로 이주하는 농촌 남성이 증가함에 따라 이들의 부인과 딸이 땅을 관리하고 있다. 이러한 여성이 늘고 있지만 이들 대부분은 땅에 대한 소유권이 없기 때문에 농부로 인정 받지 못하고 있으며 정부는 이들을 “경작자” 로 분류한다.

인도에서 토지 등기는 거의 항상 남성 명의로 되어 있으며관습에 따라 남성은 배우자의 허락 없이 토지를 팔고 재배 작물을 선택하고 모든 수입을 관리할 수 있다. 한편 여성 농부는 등기 명의자가 아니기 때문에 대출, 보험 그리고 기타 정부 혜택을 받을 수 없다.

랜데사의 시프라 데오 소장은 “문화와 전통이 토지 소유권에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며 “가부장제가 심하며, 여자는 땅을소유할 수 없다는 뿌리 깊은 편견을 가진 공무원과 가족들로
인해 여성들 스스로도 토지 소유권이 없다고 믿게 되었다” 고 말했다.

압박

랜데사의 연구에 따르면 여성이 자신이 경작하는 토지의 소유권을 갖게 되면 가정은 물론 지역 사회에서 지위가 올라가고 협상력과 의사 결정력이 더욱 커진다. 이러한 여성은 남성보다 식량 확보를 강화하고 수입을 다음 세대를 위해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옥스팜 인디아의 연구에 따르면 불과 10 년 전만해도 인도에서 가장 인구가 많고 가난한 우타르 프라데시 주에서 토지를 소유한 여성은 단 6% 에 그쳤다. 활동가들이 여성들에게 권리 교육을 제공하고 주 정부가 토지 없는 빈곤층에게 공동 등기를 발행하기 시작하자 2015 년 말 여성의 토지 소유 비율이 18% 로 상승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여성이 소유권을 확보하려면 수많은 법과 사회적 장애물을 넘어야 한다. 토지는 대부분 상속을 통해 소유권이 이전되며 토지 상속자는 거의 항상 남성이다.

힌두 상속법에 따르면 힌두 여성은 아버지가 소유한 토지에 대해 지분이 있다. 하지만 2006 년 우타르 프라데시 주에서 공동 등기 캠페인을 시작한 난드 키셔 싱 옥스팜 지역관리자에 따르면, 이 법은 남편 소유 토지에 대한 부인의 지분을 거부하는 데 이용되고 있다.

싱은 “남자들은 물론 공무원들도, 여자는 이미 아버지의토지를 상속 받기 때문에 남편과 공동 등기를 가질 이유가 없다고 말한다. 그렇게 되면 여자가 토지 두 개를 갖게 되기 때문” 이라며 “정부가 토지 없는 가족에게 토지를 새로 할당하는 경우 의무적으로 공동 등기를 발행해야 하지만, 남편 명의로만 되어 있는 기존 등기의 경우에는 여성의 이름을 올릴 수 있는 길이 없다” 고 말했다.

공식 통계에 따르면 우타르 프라데시 주는 뿌리 깊은 카스트 제도로 인해 남성 1000 명 당 여성의 비율이 912 명으로 인도에서 가장 낮고 여성 대상 범죄율도 가장 높다.

우타르 프라데시 세무부 소속 아빈드 쿠마는 관습과 달리 주 정부 할당 토지에 대해 공동 등기를 허락하는 것은 큰 발전이라고 말한다. 그는 “하지만 우리는 기존 등기나 개인 간 토지 구매에는 개입할 수 없다. 공동 등기 여부는 소유자가 결정할 사안” 이라고 말했다.

관습법

여러 주가 법을 개정하여 여성의 토지 소유를 쉽고 유리하게 만들었으며 여성에 대한 대출 이자와 등록 수수료를 낮췄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남성에게 유리한 관습법 때문에 진척이 순조롭지 않다.

라자스탄의 경우 여성은 자신이 상속 받은 재산을 결혼시 포기해야 한다. 또한 전통에 따라 여성은 남성 농부의 힘을 상징하는 쟁기를 사용할 수 없다.

싱은 약 10 년째 이어지고 있는 옥스팜의 아로 (힌두어로“오르다” 라는 의미) 캠페인에 따라 10 만 명 이상의 여성이 토지 권리 인식 교육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그는 수만 명의 여성이 쟁기를 휘두르며 집회에 참석했으며일부 여성은 남성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트랙터를 몰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그는 “여성들이 많은 전통과 미신에 저항했으며 태도에 큰 변화가 있었다” 며 “유감스럽게도 정책 차원의 변화는 거의 없으며 여성의 이름으로 토지를 소유하게 되는 날까지는 갈 길이 멀다” 고 말했다.

타르데 마을의 안잘리에게 주 정부 할당 토지에 대한 공동 등기는 큰 의미가 있다. 그녀는 “토지로 안정감과 권리를 갖게 될 것”이라며 “남편보다 못한 존재가 아니라 동등한 존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