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기사

코브라 골드 2018

실사격, 대민 활동, 재해 구호 중심의 다국적 훈련

포럼 스태프

이들은 실사격 훈련에 참가하고 공중 엄호 속에 해안으로 돌진했으며 태국의 무더운 정글에서 뱀의 피를 마시며 생존 기술도 시험했다.

참가자만큼이나 다양한 체험담이 있지만 코브라 골드 2018의 가장 중요한 유산은 민첩한 상륙강습도, 정밀한 박격포 사격도, 태국 지역 사회를 위한 학교 공사도 아니었다. 코브라 골드의 핵심은 언제나 파트너국 군대 간의 변치 않는 우정이었다.

인도 태평양 최대의 다국적 군사 훈련인 코브라 골드 2018 폐회식에서 당시 미국 인도 태평양 사령부 사령관 해리 B 해리스 주니어(Harry B. Harris, Jr.) 대장은”글로벌 안보 문제에는 글로벌 솔루션이 필요하다”며”태국과의 강인한 동맹을 재확인하게 되어 기쁘며, 같은 생각을 가진 국가들과 파트너십을 확대하는 데 헌신할 것이다. 우리 모두는 이 지역의 안전을 보장하고 번영을 지키며 평화를 보존하는 데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태국 라용 우타파오 공항에서 열린 코브라 골드 2018 개회식에서 태국 군인들이 깃발을 들고 있다. AP 통신

2018년 2월 태국과 미국이 공동 주최한 코브라 골드 2018에 참가하기 위해 29개 나라가 태국을 찾았으며 그 중 인도네시아, 일본,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한국, 태국, 미국의 일곱 개 나라는 인력과 장비를 투입하여 종합적 규모로 참여했다. 코브라 골드에 수 차례 참가한 태국 관계자는 관계 구축이 가장 중요한 성공 지표라는 해리스 대장의 의견에 동감했다.

태국 육군 훈련 통제부의 카존삭 “존” 뿔포통(Khajornsak “Jorn” Pullphothong) 대령은 “코브라 골드는일곱 개 참가국 사이의 관계를 발전, 강화하는 데 도움을 준다”며 “매년 향상되고 있다”고 말했다.

존 대령은 포럼과의 인터뷰에서 2015년 4월 지진이네팔을 강타하며 9000명의 사망자와 2만 2000명의 부상자가 발생했을 때 과거 코브라 골드 훈련을 통해 구축한 관계가 진가를 발휘했다고 말했다. 태국, 말레이시아, 싱가포르는 코브라 골드 훈련에서 협력했던경험을 바탕으로 네팔에 도착했을 때 신속히 대응팀을 구성할 수 있었다. 존 대령은 “기초부터 시작하지 않아도 됐다”며 “우리는 서로 신뢰한다”고 말했다.

주최국 사이의 파트너십도 지역 안보에 기여하고 있다. 제25 보병사단 제2 보병여단 전투팀 사령관 앤서니루고(Anthony Lugo) 대령은 “태국 육군과 미국은 오랜관계를 통해 지역 안보와 안정에 기여하고 있다”며”양국이 공동 주최한 이번 훈련을 통해 앞으로 이 지역에위기가 발생했을 때 양국군은 신속히 출동할 수 있는 준비 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해안 강습

코브라 골드 2018이 시작된 태국 핫야오 해변에서는 한국, 태국, 미국의 상륙 모함, 상륙정, 공격기, 해병대가 정교한 조화를 이루며 상륙강습 훈련을 펼쳤다. 이번 상륙강습 훈련은 해안에서 3.2킬로미터 떨어진 해상의 상륙 모함에서 상륙정이 항공기의 엄호아래 출발하면서 시작됐다. 완벽한 상호운용성이 발휘된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었다.

미국 해군 제7 함대 상륙군 사령관 겸 코브라 골드 상륙 기동부대 부사령관 브래드 쿠퍼(Brad Cooper) 소장은 “이번 상륙강습 훈련은 수개월에 걸친 계획의 결과다. 모든 참가자가 안전하고 훌륭하게 훈련을실시하여 자랑스럽다”며 “해군 대 해군의 관점에서 우리와 태국의 관계는 언제나 굳건했고 이번 훈련을 통해 연합군으로서 공동 대응하는 유대감과 능력이 더욱 강화됐다”고 말했다.

한국 해병대가 태국 촌부리에서 상륙강습 훈련에 참가하고 있다.
로이터

상륙 모함, 상륙정, 항공기에 탑승한 대원들은 며칠 동안강습 작전을 연습하며 각 단계의 타이밍을 목표치에 맞췄고, 각 함정마다 연락 장교가 배치되어 각국의 의도가 서로에게 정확히 전달되도록 했다.

미국 해병대의 보도 자료에 따르면 상륙강습함 USS 보놈리처드호에서 활동한 한국 해군 김영원 대위는 “이러한 합동 훈련이 바로 동맹의 증거”라고 말했다.

평화 유지

가상의 대륙 퍼시피카에서는 수시로 문제가 발생하곤 하는데 이번에는 미국 서부와 유사한 지형에서 가상의 나라 소노라와 모하비가 또다시 충돌했다. 소노라가 모하비를 침공하자 코브라 골드 훈련 사령부의 지휘관들은 몇 가지 기습 상황을 포함시켜, 훈련 참가자들이 이에 대응해 공급 라인 유지, 정보 수집, 적 전투병 포획, 평화 유지를 어떻게 수행하는지 평가했다.

이 시나리오는 1990년 이란의 쿠웨이트 침공을 바탕으로 작성됐다. 군 인력은 유엔 평화 유지 활동 관리와 더불어 비전투원 후송도 감독했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상황이 계속 발생했다. 대원들은 평화 유지를 위해 힘쓰는 동시에 수많은 사망자가 발생한 모하비 병원 폭발에 대응해야 했다. 소노라는 다국적 연합군이 병원을 폭파했다고 비난했으며 연합군은 실제 폭발 원인이 무엇인지 찾아내야 했다.

이번 훈련에서 사령관들은 복잡한 인도주의적 문제를 해결해야 했고 이를 위해 국제 적십자와 유엔난민고등판무관사무소 담당자들로부터 도움을 받았다.

국제 적십자 동남아시아 군사 조직 대표 폴 베이커(Paul Baker)는 “훈련이 현실적으로 구성되어 조직 간 대화를 활성화하고 이해도를 높이는 기회가 됐다”며 “분쟁 발생 시 군대가 적십자의 역할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한데 그 부분이 이번 훈련에 포함되어 반갑다”고 말했다.

코브라 골드 2018 중 한국군 상륙정이 핫야오 해변에 접근하며 연막을 형성하고 있다. AP 통신

말레이시아 연합군 본부 노르하야티 하산(Norhayati Hassan) 중령은 훈련 사령부가 다국적 훈련 기회가 없었던 말레이시아 장교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했다고 말했다.

하산 중령은 “워 룸에서 다른 군과 함께 역량을 공유하고 도움을 받았다”며 이번 훈련이 말레이시아군의 시각을 넓히는 계기가 됐고 “합동 훈련에 익숙하지 않은 말레이시아군에게 협력의 기회를 제공했다”고 말했다.

재해 대비

세계에서 재해가 가장 빈번히 발생하는 지역인 만큼, 이번 훈련은 특히 인도주의적 지원과 재해 구호를 중심으로 진행됐다. 지진, 태풍, 산사태, 홍수가 자주 발생하는 국가의 대원들은 이번 훈련에서 구조, 대피, 응급 치료로 구성된 시나리오를 통해 서로 협력했다.

태국 차응사오에 위치한 49에이커 규모의 재해 구호 훈련 센터에서 재해 대응팀은 헬리콥터에서 로프를 타고 모의 재해 지역으로 신속히 강하했다. 대원들은 무너진 건물 더미에서 수색 작업을 벌여 부상자들을 찾은 후 야전 병원으로 이송해 진단을 받게 했다.

코브라 골드에서 민군 합동 작전 부대를 지휘한 미국 육군 로버트 L 밴더투인(Robert L. Vandertuin) 소령은”야전 병원에서 다국적 의사들이힘을 합쳐 건물 붕괴 부상자들을 분류하고 진단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실제로 재해가 발생했을때 파트너국들이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미리 평가하는 귀중한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다국적군과 함께 훈련을진행하면 재해 시 각국이 어떻게기여할지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장점”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태국 육군이 실사격 훈련 중 전투 공병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데이빗 N 벡스트롬(DAVID N. BECKSTROM) 하사 / 미국 육군

태국 재해 구호 훈련 센터의 부소장 티엔타스 빠아무엉리엄(Thienthas Paamuangliam) 대령은2년 전 설립된 이 훈련 센터에서 산악 구조, 홍수, 건물 붕괴까지 모든 상황을 시뮬레이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여기서 배운 모든 것을 공유한다”고 말했다.

모의 구조 훈련과 더불어, 각국 정부가 외국에 있는 자국민을 대피시키는 비전투원 후송작전 훈련도 진행됐다. 이러한 작전은 일반적으로 자연 재해가 일어나거나 안보 상황이 악화될 때 실시된다. 훈련 교관들은 외국에서 일본 국민을 후송하는 과정을 시뮬레이션했으며, 이번 시나리오는 후송 대상 일본인 중 일부가 중요 문서를 잊어버리고 일부는 의료진의 진단이 필요한 큰 부상을 입은 상황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여권 확인 및 보안 검사를 받고 대기 구역으로 이동했으며, 여기서 국적별로 분류된 후 관련 문서를 제시했다. 마지막으로 이들은 C-130 수송기에 탑승하여 잠시 비행한 후 동일한 비행장에 착륙했다.

오랫동안 기억될 교훈

코브라 골드가 태국 국민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단지 외국 군대가 방문해 함께 훈련하는 모습을 보며 느끼는 흥분감에 그치지 않는다. 코브라 골드에는 항상 대민 활동이 포함되어 있으며 이번 훈련도 예외는 아니었다. 공병대가 태국 전역에서 학교 개선 프로젝트 6건을 진행했으며 훈련 기간 동안 124개의 기둥이 세워지고 1만 5000개 이상의 콘크리트 블록이 설치됐다. 태국 반퉁소홍사에서 열린 학교 기공식에는 인도네시아, 태국, 미국 대원들이 한자리에 모였으며 불교 승려들이 주 기둥 축복 의식을 진행했다.

반퉁소홍사 학교 교장 완칭 쿨하쿨(Wanching Koolhakool)은 “학생들에게 큰 도움이 될 학교가 지어져 매우 영광이고 기쁘다”며 “유치원생들을 위한 배움의 장으로서 40명 이상의 학생을 수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학교 기공식에 참여한 태국 육군 참모총장은 포럼과의 인터뷰에서 이 같은 엔지니어링 프로젝트로 군에 대한 국민의 인식이 개선됐다고 말했다.

실사격 훈련 중 태국 M60A1 전차가 목표로 향하고 있다.레베카 L 플로토(REBECCA L. FLOTO) 병장 / 미국 해병대

태국 육군 참모총장 뽄삐빳 배녀스리(Pornpipat Benyasri)대장은 “훈련을 위해서는 논밭을 사용해야 하고 때로는 작물을 훼손하게 된다”며 “이렇게 군 훈련 과정에서 국민들이피해를 입으면 군은 보상을 위해 제공할 것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제 목표는 단순히 재산 피해를 보상하는 차원을 넘어 강력한 민군 관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배녀스리 대장은”이제 원칙을 바꾸어야 한다”며 “군은 국민의 지지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정글 훈련

식량과 물이 떨어졌고 재보급까지는 며칠 더 기다려야 한다. 태양이 강하게 내리쬐는 습한 태국 정글에서 한국과 미국 해병들은 태국 전문가로부터 정글 생존 기술을 훈련받았다.

정글 생존 훈련 교관 빠이로즈 쁘라산사이(Pairoj Prasansai) 태국 해병대 상사는 “생존 기술은 모든 대원이 배워야 하며 특히 정글 생존이 아닌 시가전 경험만 있는 대원들에게는 더욱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과정을 통해 해병들은 물을 찾고 불을 피우고 먹을 수 있는 식물이나 곤충을 찾는 방법을 익혔다. 하지만 이 과정은 특별한 이벤트로 더 유명하다.

태국 육군 참모총장 뽄삐빳 배녀스리 대장이 현지 학교에 다목적 시설을 짓는 코브라 골드의 전통이 군에 대한 국민의 인식을 어떻게 바꾸는지 설명하고 있다.저스틴 허프티(JUSTIN HUFFTY) 상병 / 미국 해병대

쁘라산사이 상사는 코브라를 집어 올리며 해병들에게 “야생에서는 뱀의 피로 탈수를 방지할 수 있다”며 “뱀은 생존에 필요한 음식과 수분을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해병대원들에게는 손질된 코브라의 피를 마실 기회가 주어졌다.

미국 해병대 보도자료에 따르면 크리스토퍼피피(Christopher Fiffie) 병장은 “생선 맛이 나는 피 같았다”고 말했으며 많은 대원들이 훈련을 통해 귀중한 지식을 배웠다고 전했다.

정글 생존 훈련 중 미국 해병이 코브라 피를 마시고 있다. 로이터

미국 해병대 윌리엄 싱글턴(William Singleton) 병장은 “이런 경험은 처음이다. 이런 식물을 먹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해보지 못했다”며 “또 이렇게 다양한 동물을 먹을 수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야생에서 식량을 찾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기적 이점

해리스 대장은 “올해로 37회를 맞는 코브라 콜드는 30여 개 나라가 다양한 훈련에 참가하는 아시아 최대의 전역 안보 작전 훈련이다. 이 같은 대규모 참여는 협력 의지가 나날이 커지고 있음을 반영하며, 지금 각국 군 사이의 상호운용성을 강화함으로써 앞으로 위기가 닥쳤을 때 효과적으로 대응할 준비를 갖추는 기회가 된다”고 말했다.

반복 훈련과 경험 구축은 파트너국들이 위기나 군사 충돌에 공동 대응할 때 그 진정한 가치가 드러난다. 해리스 대장은 “고대로부터 전해오는 지혜는 오늘날의 경험을 통해 재확인된다”며 “우리는 기대한 만큼 성장하는 것이 아니라 훈련한 만큼만 성장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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