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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시아 국가연합의 향후 5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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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은현재 변곡점에 있다. 아세안이50주년을 맞이하기 때문이 아니라 세계가 전체적으로 변화했고 우리가 불확실성의 시대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지리전략적 균형이 극적으로 변했다. 인류 역사상 20억 명이 갑자기 온라인에 접속하고 동시에 세계 경제에 연결된 적이 없었다. 수억 명이 빈곤에서 탈출하여 중산층으로 올라간 적도 없었다. 이러한 변화는 1978년 중국에서 그리고 1991년 인도에서 시작됐다. 경제력이 높아지면 외교 및 군사적 영향력도 커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전체적인 지리전략적 균형 그리고 지금까지 당연하게 여겨졌던 많은 가정과 추정이 더 이상 적용되지 않음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제15차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 강연에서 싱가포르
외교부 장관 비비안 발라크리시난 박사가 연설 중이다. 로이터

경제 및 정치 제도가 그 어느 때보다 도전을받고 있으며 현재의 많은 직업이 사라질 위기에있다. 진정한 과제는 벽을 세우거나 기존에 축적된 부를 재분배하는 것이 아니다. 진정한 과제는 사람들이 새로운 직업에 필요한 기술을갖추게 하는 동시에, 새로운 생산 수단을 민주화하고 상품화하여 뒤쳐지는 사람 없이 모두가 새로운 중산층으로 진입하게 하는 것이다.

비정부 주체 그리고 테러, 사이버 범죄, 기후 변화 등 국경간 과제의 부상으로 인해 세계 질서가 재편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지리적 국경에 따라 국한되지 않으며 베스트팔렌 체제의 일반적인 개념에도 부합하지 않는다. 사이버, 기후, 테러 문제를 막론하고 이 같은 국경 간 글로벌 위협에 대응하는 유일한 방법은 글로벌 차원의 합의와 조치를 마련하는 것이다. 대표적인 예로, 이슬람 국가가 현지에서 기반을 잃자 동남아시아로 귀국하는 전사들이 있다. 우리는이들이 필리핀 남부 마라위에서 어떤 일을 벌였는지 목격했다. 동남아시아에는 그 외에도 테러리스트의 잠재적인 온상이 여러 곳 있다. 심지어는 이슬람 국가 대원 모집 동영상에 싱가포르 국민이 등장하기도 했다. 우리가 라킨 주에 대해 우려하는 것 중 하나는 바로 이곳이 극단주의와 테러리즘의 또 다른 성지이자 온상이 될수 있다는 점이다. 여기에서 알 수 있듯이 이러한 유형의 문제는 순전히 지역 차원에서해결할 수는 없으며 어떤 나라도 단독으로처리할 수 없다. 이들 과제를 해결하기위해서는 더 폭넓은 협력이 필요하다.

해양법, 기후 변화, 인류 자연 유산 보호를 비롯한 글로벌 다자간 프로세스가 갈수록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우리에게는 바로 이러한 다자간 상호 존중, 상호 의존, 협력이 필요하다.

시대를 앞서가다

이와 더불어, 아세안에게는 자체적인 내부 과제도있다. 아세안 10개 회원국은 매우 다양한 정치, 경제, 사회 제도를 보유하고 있다. 사실 세계에서가장 다양성이 높은 집단이라고 생각한다. 크기, 인구, 종교가 매우 다른 10개국의 모임이다. 정치 제도만 보더라도 절대군주제, 민주주의, 군부 통치까지 다양한 형태가 존재한다.

필리핀 마닐라 소재 필리핀 국제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제50차 아세안 외교부 장관 회의 개회식에서 동남아시아국가연합 외교부 장관들이 “아세안 방식”으로 손을 잡고 있다. 왼쪽부터 말레이시아의 아니파 아만, 버마의 유 키아 틴, 태국의 돈 프라무드위나이, 베트남의 팜 빈 민, 필리핀의 알란 피터 카예타노, 싱가포르의 비비안 발라크리시난, 브루나이의 림 족 승, 캄보디아의 프락 속혼, 인도네시아의 레트노 마르수디, 라오스의 살름제이 콤마시스, 아세안 사무총장 리 룽 민.
AP 통신

합의를 추구하는 아세안의 경향을 두고이것이 오류인지 아니면 의도된 특징인지에 관해 많은 질문이 있었다. 이는 의도된 특징이다. 아세안은 다양성의 폭이 넓기 때문에 실패를 막기 위해서는 합의가 필수적이다. 이를 통해 규모, 정치 형태, 경제 발전 수준에 관계없이 모든 회원국이 동등한 목소리를 낼 수 있다. 이를 바꾸어 말하면 다음과 같다. 모든 회원국은 거부권을 갖고 있다.

이처럼 합의를 도모하는 시스템으로 인해, 우리는 더욱 폭넓고 장기적인 지역 이해의 맥락에서 깨어있는 시각으로 각자의 국익을 살펴보게 된다. 합의는 그 과정이 때로 느리고 번거로울 수 있지만 결국에는 더욱 지속 가능한 해법을 도출할 수 있는 방식이다. 조약을 체결했다는 것은 모두가 신중히 고민하고 함의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했으며 조약을 지키기로 동의했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합의는 아세안의 의도된 특징이자 우리를 하나로 묶는 기반이다. 하지만 보다 근본적인 질문은, 상황이나 문제가 발생했을 때 각자의 국익과 폭넓은 장기적 지역 이해 사이에서 어느 정도까지 최적의 균형을 이룰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비록 대내외적인 과제에 직면하고는 있으나, 나는 앞으로 50년은 낙관적으로 전망하고 있다.

아세안의 최초 5개 회원국에 공산주의 국가가 없었다는 사실도 기억해야 한다. 성패를 가름하는 첫 20~30년 동안 회원국들은 평화로운 합의와 협력을 통해 인프라와 인력에 투자하여 개방적이고 자유로운 경제 모델을 이루어냈다. 사실 우리는 시대를 앞서갔다. 오늘날의 용어로는 세계화를 일찍부터 추진한 셈이다. 현재 세계 모든 지역에서는 세계화가 일어나고 있다. 물론 앞서 지적했듯이 어디까지 세계화를 진행할 것인지에 대한 문제는 있다. 한편 아세안은 1995년 베트남, 1997년 라오스와 미얀마(버마), 1999년 캄보디아를 회원국으로 받아들이며 전쟁 예방에도 기여했다. 아세안 회원국 사이에서는 지금까지 전면적인 분쟁, 전쟁이나 전투가 전혀 발생하지 않았다. 각종 불안 요소가 상존하는 이 시대에 이는 축하할만한 성과다.

또한 1979년 베트남이 캄보디아에 개입하자아세안이 고위급 외교 캠페인을 펼친 사실도 상기할만하다. 당시 아세안은 국제연합(유엔)이주도권을 잡아야 한다는 상식을 거부하면서,  외국의 개입을 지지하거나 용인하지 않고 각 회원국이 자결권을 행사하겠다는 일치된 목소리를 냈다. 이 역시 시대를 앞서고 상식에서 벗어난 행동이었지만 성공했다. 냉전이 끝나며 아세안은 확장했다. 여기서 기억해야 할 점은 아세안의 창설, 성장, 과제가 언제나 글로벌 차원의 사안과 밀접한 관련이 있었다는 점이다.

아세안의 단결 및 구심성

따라서, 아세안이 세계 나머지 지역과 관련성을유지하면서 회원국들의 구심성을 지키기 위해합의를 도출하고 단결할 필요성은 항상 존재한다.

반대 시나리오를 가정해보면 그 필요성이 더욱 명확해진다. 합의라는 의도된 특징을 추구한 아세안이 창설되지 않았더라면, 동남아시아는 지난 50년 동안 현 강대국의 대리국과 속국이 모여있는 한 지역에 불과했을 것이다. 또 그러한 상황에서는 지난 50년 동안 목격한 평화, 번영, 경제 발전도 애초 불가능했을 것이다. 결국, 아세안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단결과구심성이 핵심이다. 리셴룽(Lee Hsien Loong) 싱가포르 총리가 지적했듯이 오늘날 아세안은 10개 회원국이 모여 협력하고 세계 무대에서 발언권을 지키는 생명선이다.

인도 뉴델리에서 수시마 스와라지 인도 외교부 장관(오른쪽)이 비비안 발라크리시난 싱가포르 외교부 장관을 환영하고 있다.
AP 통신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조직을 해제해서는 안 되며 단기적 국익을 위해 장기적 지역 이해를 희생해서도 안 된다. 이를 명심하지 않으면 누구도 아세안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게 된다.

아세안 정상회의와 동아시아 정상회의에 미국, 중국, 러시아, 호주, 뉴질랜드, 인도 지도자들이 참석하여 우리와 의견을 나누는 모습은 언제나 놀랍다. 아세안이 성공하지 못했더라면, 아세안이 단결하지 못했더라면, 아세안이 중요하지 않았더라면 매년 세계 지도자들이 굳이 우리를 찾지 않았을 것이다. 아세안이 신뢰를 유지하려면 관련성과 구심성이
필수다. 또한 장기 국익의 추구와 지역적 단결의 강조 사이에서 올바른 균형을 유지하는 것도 우리와 우리 지도자들의 손에 달렸다.

아세안은 앞으로도 외부 상황에서 영향을 받을 것이다. 길지 않은 지난 50년의 역사가 이를 증명한다. 그러한 외부 쓰나미에 압도되어 분열할지, 아니면 함께 힘을 모아 더 크고 강력한 배를 만들어 위기를 돌파하고 모든 국민에게 기회를 확대할지는 결국 우리의 선택이다. 아세안은 시대에 맞게 적응해야 하며 오늘날 디지털 혁명이 가져온 새로운 기회를 활용함으로써 앞에서 언급한 국경 간 과제 같은 새로운 문제에 대해 혁신적인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

따라서 싱가포르는 아세안 의장국으로서 아세안의 복원력을 강화하고 혁신적인 역량을 확대하는 데 집중하고자 한다. 싱가포르가 의장국으로 활동하는 동안 이러한 복원력과 혁신은 아세안 공동체의 3대 핵심 요소에 걸쳐 협력의 근간이 될 것이다.

우리는 먼 길을 걸어왔다. 축하할 것도, 자랑스러워할 것도 많다. 지금까지 우리가 극복한 난관은 아세안이 앞으로도 외부 세력의 영향을 받을 것이며 현실을 있는 그대로 인식하고 적응해야 한다는 교훈도 다시금 일깨워준다. 아세안은 관련성을 유지하고 아세안 구심성 개념을 실현하기 위해 언제나 단결해야 한다. 우리는 엄청난 잠재력을 보유한지역이다. 이러한 잠재력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기본에 충실한 동시에 지역적 단결 및 관련성 유지와 장기 국익의 증진 사이에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

우리의 미래는 밝다. 싱가포르는 아세안 의장국으로서, 국민들이 원하고 기대하는 희망찬향후 50년을 향해 아세안이 첫 걸음을 내딛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이 기사는 2017년 12월 5일 싱가포르 소재 유소프 이샤크 동남아시아 연구소에서 열린 제15차 아세안 강연에서 싱가포르 외교부 장관 비비안 발라크리시난 박사가 한 연설 《아세안: 향후 50년》에서 발췌한 것이다. 길이를 조정하고 포럼 양식에 맞게 편집됐다.


아세안 의장국으로서 싱가포르의 목표*

전자 상거래 중심

아세안 스마트 시티 네트워크를 구축할 것이다. 이 네트워크를 통해 사람과 경제가 완벽하게 연결되고 아이디어와 솔루션을 아세안 전역과공유할 수 있게 된다.

복원력 구축

테러, 폭력적인 극단주의, 국가 간 범죄 같은 공통 위협에 대응하여 집단 복원력을 구축하고 강화할 것이다. 특히 사이버 보안 분야의 협력을 시급히 강화해야 한다. 사이버보안 없이는 스마트 세계도, 전자 상거래도, 완벽한 디지털 거래도 불가능하다. 굳건한 사이버 보안시스템을 구축하여 국민과 기업이안심하고 활동할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더불어 아세안 지역 법치 강화의 중요한 초석이 될 모델 아세안범죄자 인도 조약을 마무리할 것이다.

사람에 대한 투자

아세안의 6억 2800만 인구 중 60퍼센트가 35세 미만이다. 현재동북아시아와 유럽 일부 지역에서는 인구 감소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아세안의 인구가 젋고 아직 활용하지 못한 인적 자원이 풍부하다는 사실은우리에게 커다란 기회다. 하지만 청년들을 위해 좋은 기회를 창출하고활용하려면 이들에게 관련 기술을 교육해야 하고 정부가 최신 인프라에투자해야 하며 우리의 사회, 정치,  경제 체제가 사람들에게 공정한기회를 부여해야 한다. 이를 달성할수 있다면 유럽보다 인구가 많고평화로운 지역에 위치한 젊은 아세안은동북아시아, 남아시아(인도, 호주, 뉴질랜드 등), 태평양을 서로 연결하는중간 위치에서 다양한 활동을 펼칠 수 있다.

경제 파트너십 강화

아세안 지역의 지속적인 번영을 위해서는 모두가 참여를 확대해야 한다. 나는 강대국을 만나면 늘 다음과 같이 이야기한다. 아세안은 앞으로 귀국의 가장 큰 무역 파트너가 되고 가장 큰 투자 기회를 제공할 것이기 때문에 아세안의 성공은 장기적으로 귀국에게도 유익하다고 말이다. 여기서 핵심 개념은 상호의존이다. 평화를 확보하기 위해서는우선 상호 의존을 증진한 후 관련 당사자 모두에게 협력, 상호 투자 및 교역이 상생의 결과를 낳는다는 점을 역설해야 한다. 이와 반대의 상황에서는 세계가 경쟁 구도의 블록으로 분열되고 좁은 의미의 독립을고집하며 제로섬 경쟁을 통해 결국 대리전을 치르게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평화와 번영을 위해서는 경제 및 정치적 상호 의존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우리는 효과적인 역내 포괄적 경제동반자 협정(RCEP)을 달성하고자 더욱 노력할 것이다. 이는 아세안 10개 회원국 그리고 이미 아세안과 자유 무역 협정을 맺은 파트너 6개 나라가 참여하는 자유 무역 조약이다. 6개 파트너국은
중국, 인도, 호주, 뉴질랜드, 한국, 일본이다. 이 조약이 체결되면 세계 국내총생산의 30퍼센트 이상, 세계 인구의 약 40퍼센트를 차지하게 된다. 물론 장기 목표는 아시아 태평양을 자유 무역 지대로 만드는 것이다. 역내 포괄적 경제동반자 협정이나 환태평양 경제동반자 협정(TPP) 모두, 더 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여러 방법 중 하나다.

비즈니스 기회 증대

아세안 단일 창구와 아세안 자체 인증 시스템을 발전시켜 특히 중소기업을 위한 지역 내 비즈니스 기회도 강화할 것이다. 최근 마닐라에서 개최된 아세안 정상회의에서 아세안과 중국은 남중국해 행동강령 협상을 시작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 협상은 사실 오래 전에 시작했어야 한다. 행동 선언은 이미 2002년에 체결된 바 있다. 이는 매우 긍정적인 신호로서 중국과 아세안이 평화와 안정을 달성하고 남중국해의 평화를 확보하겠다는 바람을 보여준 것이다. 남중국해는 자유 무역을 위한 필수 동맥이고 자유 무역은 경제 발전과 지역 개발의 핵심인 만큼, 협상 시작은 큰 의미를 지닌다.

* 2017년 11월 당시 신임 아세안 의장국인 싱가포르의 리셴룽 총리가 우선 순위를 소개했으며 2017년 12월 5일 제15차 아세안 강연에서 비비안 발라크리시난 박사가 이를 재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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