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기사

재해 위기 감소 노력

두 차례 대규모 지진 후 네팔의 다자간 접근

푸르나 찬드라 타파(Purna Chandra Thapa) 대장/네팔 육군

사진: AFP/GETTY IMAGES

현재 세계는 빠른 기술 혁신과 기후 변화로 인해 주요 인프라와 사회 구조에 대한 자연 재해 및 인재의 위협이 더욱 커지고 있다. 재해는 인류의 역사와 늘 함께 해왔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빈도와 강도 면에서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자연 재해가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특히 인도 태평양 지역의 주민은 다른 지역에 비해 자연 재해를 입을 가능성이 다섯 배에 이른다. 세계 인구의 61퍼센트 이상이 거주하는 인도 태평양은 1970년 이후 자연 재해로 인한 전 세계 사망자의 57퍼센트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인간의 삶에 이토록 타격을 주고 가혹한 고통을 안기는 거대한 문제를 독자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기관, 분야 또는 군대는 없다. 다자간 접근법에 기반한 다양한 이해당사자 사이의 협력과 협조는 복잡한 재해 발생 시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는 최선의 옵션이다.

네팔의 위험

네팔은 세계에서 20번째로 자연재해 발생 가능성이 큰 나라이며 지진 취약성의 경우 세계에서 11번째로 위험한 나라다. 과거 몇 년 사이 네팔은 2015년 고르카 대지진, 2017년 남부 평원 홍수, 그리고 2018년 US-방글라 항공사 항공기 추락 등 적어도 세 가지 유형의 재해를 겪었다. 2015년 4월과 5월 각각 규모7.8과 7.5의 지진이 고르카를 강타했을 당시 재해 복구를 위한 핵심 요소는 바로 국제 파트너와의 다자간 접근 및 협력이었다. 한편 140여 명의 사망자와 46만 명의 이재민을 발생시킨 홍수 그리고 승객 51명이 사망한 카트만두 공항 항공기 추락 사건에서는 네팔 국민과 정부군(특히 육군)이 위기극복을 위한 중추적 역할을 했다.

그러나 모든 대규모 재해가 단독으로 해결 가능한 것은 아니다. 9000여 명의 사망자, 2만여 명의 부상자, 60만 채의 주택 파손, 65만여 가구의 이재민을 발생시킨 고르카 대지진에서 네팔이 그랬던 것처럼, 인도주의적 지원과 재해 구호를 위한 다자간 프레임워크를 선택해야 할 상황이 발생할 수있는 것이다.

2015년 4월 첫 대지진 발생 9일후 네팔 중북부 바르팍 마을에서 인도 및 네팔 군인과 주민들이인도 공군 헬리콥터에서 구호물자를 하역하고 있다.

네팔은 재해 위험 감소를 위한 센다이 프레임워크(2015-2030년)와 효고 실행 프레임워크(2005-2015년) 같은 다양한 다자간 프레임워크에 참여하고 있다. 또한 국가 위험 감소 컨소시엄 및 5대 대표 프로그램은 비록 다자간 접근법은 아니지만 아시아 개발 은행, 세계 은행, 기부 단체 등 다양한 국제적 이해당사자가 지원하는 재해 위험 감소 플랫폼이다. 한편 새롭게 공포된 재해 위험 감소 및 관리법은 국가 재해 대응 프레임워크와 더불어 대규모 재해 발생 시 해외 지원을 요청하는 수단을 제공한다. 바로이 프레임워크를 통해 해외 민군 국방 자산이네팔 육군 내 조정 플랫폼인 다국적군 조정센터에 지원을 요청할 수 있었다.

또 네팔은 위기 시 다국적군 대응을 강화하기 위해 인도 태평양 및 이해 당사국 31개 나라가 구성한 다국적 계획 강화팀의 회원국이기도 하다. 네팔 육군은 이 플랫폼을 재해 준비 태세의 일환으로 사용함으로써 미국 인도 태평양 사령부와 협력해 여러 훈련을 조직했다. 이 플랫폼의 중요한 기능중 하나는 실제 재해 시 유용한 이해당사자와의협력 및 조정을 가능케 한다는 점이다. 이 점은 대지진 발생 당시 기존의 효과적인 정책과 다양한 세미나 경험을 바탕으로 다국적 기관들이 긴밀히 협력하고 다국적군 조정 센터가 즉시 설치되면서 확실히 증명됐다.

다자간 성공 사례

다국적군 조정 센터는 다자간 지원을 통합하는 데 기여한 탁월한 플랫폼 중 하나였다. 재해가 발생하고 정부가 해외 지원을 요청한지 단 몇 시간만에 네팔 육군은 다국적군 조정 센터를 세웠다. 2015년 고르카 지진 당시 18개 군과 16개 민간 기관이 다국적군 조정 센터를 통해 연결됨으로써 총 34개 나라가 대응 작업에 참여했다. 이는 네팔 육군이 다자간 지원을 통합한 첫 사례였지만, 그 전에 진행됐던 다국적 계획 강화팀 시뮬레이션 훈련 경험을 바탕으로 다국적군 조정 센터를 신속히 설치하고 네팔에 도착한 민군 국방 자산을 체계적으로 동원, 조정할 수 있었다. 다국적군 조정 센터는 다국적군 예규상의 다국적 조정 센터 모델을 참조하여 설치됐다.

여러 국제 파트너로부터 대규모 지원과 구호 물자가 도착했으나 공항 규모가 작은 관계로 공항과 도착 항공편의 관리가 큰 난관이었다. 이에 따라 효과적인 공항 관리와 구호 물자의 원활한 흐름을 위해 다국적군 조정 센터 산하의 공항 관리 전담팀과 출입국 센터가 설치됐다.

여러 팀이 각각의 역량, 전문 분야, 가용 자원, 인력, 상황 수요에 따라 다국적군 조정 센터의 지시를 받고 작업에 투입됐으며 각 팀에게는 임시 기지가 제공됐다. 또한 네팔의 연락 장교를 각 해외팀에 배치하고 각 해외팀의 연락 장교가 다국적군 조정 센터에 참여함으로써 공동으로 계획하고 정보를 공유했다. 이 과정에서 작업 중복을 막고 구호 조치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상호운영성을 동기화하는 것이 큰 과제였다.

트리부완 국제공항의 합동 관제 센터에는 의료 지휘 센터가 함께 설치되었으며 각각 항공 연락 셀과 의료 작전 셀을 통해 다국적군 조정 센터에 연결됐다. 다국적군 조정 센터가 다자간 지원을 효율화하기 위해 중점을 둔 또 다른 중요 요소는 대규모 인도주의 단체 및 민간 단체와의 민군 조정과 협력이었다. 다국적군 조정 센터는 통합적인 대응 업무를 담당했으며 수색 및 구조, 의료 지원, 항공 수송, 잔해 제거, 전염병 관리는 여러 다국적 기관들의 몫이었다. 민군 국방 자산의 지원은 네팔이 구조 및 구호 수요를 자체적으로 충족할 수 있게 되면서 중단됐다.

전체적으로 고르카 지진 당시 다자간 프레임워크는 재해 대응의 핵심 요소였다. 재해 발생 직후 네팔 국민과 보안 기관이 일차적으로 대응했지만 이 같은 단독 대응은 대규모 자원과 구호 물자가 필요했던 재해의 심각성에 비추어 충분하지 않았다. 한 마디로, 다국적군 조정 센터의 설치는 2015년 4월 25일고르카 지진 당시 다자간 접근법을 실행하는중요한 요소였다.

향후 대비

이제는 앞으로 발생할 수 있는 재해에 대응하기 위해 높은 수준의 대비, 인식 프로그래밍, 계획이 필요하다.

모든 위기나 재해 시 일차적으로 대응하는 것은 바로 국민들이다. 따라서 재해 대비 프로그램에는 반드시 국민 인식 제고 프로그램을 포함시켜야 하며 이는 국가적 역량을 구축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네팔 남부 평원 홍수 당시 구조 및 구호 활동을 펼친 것도 바로 주민과 현지 당국이었다. 한편 2018년 3월 US-방글라 항공기가 트리부안 국제공항에 추락했을 때에는 정부 기관 소속 예비군이 즉시 대응하여 피해를 최소화했다. 이러한 사고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보안 기관이 지속적이고 강도 높은 합동 훈련을 통해 상호운용성을 확보해야 한다. 다시 말해, 국가의 자체 역량을 늘리고 외국 기관에 대한 의존도를 낮출 수 있는 대비 메커니즘을 개발해야 한다.

한편 우방국 및 국내외 이해당사자들과의 협력을 위해 많은 모의 훈련이 조직됐으며 재해 대응 훈련 및 교류, 다국적 계획 강화팀 템페스트 익스프레스 및 테이블톱 훈련 등이 그 예다. 이러한 훈련은 민군 조정 원칙 시험, 시너지 창출, 진행 방식 이해, 협력 동기화를 통해 재해 관리와 긴급 대응 계획을 지원하는 데 도움이 됐으며 그에 따른 결과물로 조정 및 통신용 예규나 지침이 마련됐다.

1992년 제정되어 지속적으로 개정 중인 오슬로 지침은 평시에 자연적, 기술적, 환경적 위기가 발생할 경우 민군 국방 자산을 어떻게 사용해야 할지 다루고 있다. 이 지침은 대규모 재해 구호 작전 시 다국적 기관과 민군 국방 자산의 실효성을 높이는 프레임워크를 제공하며 이를 준수하면 다자간 지원의 통합 과정도 수월해진다. 더불어 이해당사자와 정부 기관을 참여시켜 인도주의적 군 조정 센터나 합동 조정 센터를 설치하고 전문가, 숙련된 인력, 구호 물자의 동원 절차를 공식화 및 실행하기 위해서는 더욱 폭넓은 전략이 필요하다. 장점, 약점, 기회, 위협도 분석해야 한다.

국가적 차원에서 비상 사태 전이나 진행 중에 구호 물자를 보관할 수 있도록 인프라를 지정해야 한다.

중요 자원을 비축해두면 재해 직후의 힘든 시기를보다 수월하게 보낼 수 있다. 또한 다국적 기관이구호 물자를 원활히 공급할 수 있도록 합동 훈련을통해 항공 및 지상 교통의 통신 및 통제 전문가를 육성하는 것도 중요하다.

네팔과 같이 전례 없는 규모의 재해와 지역의 재해 취약성에 노출된 국가들은 경계를 늦추지 말고 비상 사태에 대비해야 한다. 비상 사태 해결을 위한 다자간 접근법은 작업 분산, 전문 인력 확충, 시너지 제고, 그리고 피해 지역에 대한 즉각적인 구조 및 구호 제공을 가능케 한다. 또한 자원 최적화, 중복 작업 예방, 관계 강화, 협력 증진을 위한 지름길이기도 하다. 이처럼 효과적인 다자간 접근법을 준비하려면 다양한 다국적 논의, 훈련, 심포지엄이 필요하다.

고르카 지진에 대한 다국적 대응은 다자간 접근법의 효과를 증명하는 좋은 사례다. 고르카 지진에서 얻은 많은 교훈 중에서도 특히 중요한 것은 모든 이해당사자가 다자간 협력을 통해 재해에 대응하고 앞으로의 비상 사태에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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